인기 웹툰이 드라마화되는 사례가 계속 늘어가고 있다. 다만, 아직 더 많은 시도가 펼쳐져야 될 것 같다는 느낌이다. 어떤 작품을 드라마화됐을 때 시너지가 있는지 혹은 어떤 식으로 제작해야 작품성이 보장될지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웹툰 '가우스전자'가 기본적으로 오피스물인데다 등장인물에 대한 설정이 워낙 탄탄한 편이라, 이를 그대로 차용한 드라마 '가우스전자' 역시 캐릭터들 자체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연출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애초에 웹툰 '가우스전자'를 즐긴 세대가 현재의 30~40대들인데, 연출방식만 보면,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과장된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 입장에서는 상당히 유치했던 것 같다. 오히려 '천원짜리 변호사'처럼 설정을 최대한 리얼하게 연출하되, 살짝 블랙코미디 같은 요소를 넣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 시트콤처럼 각 에피소드에 대한 호흡을 짧게 가져가는 방식이라면 차라리 괜찮았을 텐데, 별 내용도 없는 스토리를 길게 늘여놔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시청률이 상당히 안좋은 편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홈런을 날린 ENA에서 금요일, 토요일 오후 9시에 방영되고 있는데, 1화(0.433%)와 2화(0.496%)를 달성했다. 총 12부작으로 제작된 만큼 아직 기회가 있긴 하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시청률 자체가 낮더라도 화제성을 모은다면 의미가 깊을 수 있는데, 딱히 그럴 것 같지도 않아 기대가 안된다. 현재 넷플릭스에서는 시청이 불가능하며, 시즌(Seezn)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유 중에 하나다.
드라마 가우스전자 등장인물 총정리
① 이상식, 건강미, 백마탄 사원
이상식(곽동원) 사원은 '가우스전자'의 주인공이다. 사실 드라마 자체가 오피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직급별로 나눠서 보면 이해가 빠르다. 참고로 등장인물 모두 가우스전자의 마케팅 3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상식 사원은 눈치가 없는 편이라 자신의 상식과 신념에 맞지 않으면 꼭 이를 직언하는 성격으로 그려진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각종 사고를 만들어내면서 극을 이끌고 있다.
건강미(강민아) 사원은 이름에 걸맞게 힘이 굉장히 쎈 전직 투포환 선수다. 평소에는 괜찮은데, 술만 마셨다 하면 엄청난 식욕을 자랑하며 폭식을 하고 헐크처럼 힘이 세진다. 마케팅 3부에 몰래 잠입해서 서민체험을 하고 있는 백마탄 사원과 러브라인이 형성될 예정이다.
백마탄(배현성) 사원은 아톰과 같이 한쪽이 비쭉선 머리가 트레이드마크다. 가우스전자의 경쟁사인 파워그룹의 후계자지만, 홀로서기를 위해 아버지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곳에서 말단사원부터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선배사수인 이상식 사원을 통해 서민들이 즐겨 찾는 커피믹스, 곱창 등의 음식 등을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워낙 재벌로서의 생활을 해서인지 말투나 행동에서 포스가 넘친다.
② 차나래, 김문학, 나무명 대리
차나래(고성희) 대리는 이상식 사원과 같은 시기에 면접을 봤었고, 이때 먼저 합격을 했던 까닭에 대리로 먼저 승진했다. 이상식에게 업무를 알려주는 사수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가깝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상식이 워낙에 많은 사고를 치기 때문에 항상 화병이 나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옆집에서 거주하고 있어 업무 외적으로도 자주 부딪치며 인연을 만들어 가고 있다.
김문학(백수장) 대리는 극중에서 아부를 굉장히 잘하는 타입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원래는 소설가를 꿈꾸던 사람이지만, 현재는 보고서를 소설처럼 쓰고 있다.
나무명(조정치) 대리는 눈에 띄지 않는 역할이다. 존재감이 워낙에 없는 탓에 원작 웹툰에서도 초창기부터 함께 일하고 있었지만, 주인공이 뒤늦게 알아채는 형식으로 등장했던 만큼, 드라마에서도 그런 비슷한 방식이 되지 않을까 싶다. 2화가 지난 현재까지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③ 차와와, 성형미 과장
차와와(전석찬) 과장은 나름 회사에서 다양한 업무와 경력을 쌓은 만큼 각종 위기상황에 대한 나름의 대처방법을 제안할 줄 아는 베테랑이다. 탈모를 겪고 있는 노총각으로 등장하는데, 실제로 극 중 그의 모습을 보면 윗머리가 살짝 비어있는 듯한 모습이다. 실제로 탈모 증상을 앓고 있는 배우를 섭외한 건지, 그렇게 보이도록 연출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노력이 대단해 보인다.
성형미(고우리) 과장은 얼굴에 표정이 없다는 설정이다. 이는 성형수술을 너무 많이 해서 얼굴표정이 사라진 것을 풍자한 건데, 이 때문에 다양한 사고들을 마주치는 와중에서도 굉장히 대범해 보인다. 고우리 배우가 늘 똑같은 표정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도 나름의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④ 기성남 차장, 위장병 부장
기성남(백성남) 차장은 마케팅 3부의 실질적인 실세다. 꼰대 클리셰를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다양한 장면을 통해 이제는 사라져 가는 꼰대질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다. 백성남 배우 자체가 워낙 많은 다른 드라마에 등장했기 때문에 이름 자체는 낯설지 몰라도 막상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느낌이 들 것이다.
위장병(허정도) 부장은 월급루팡이다. 임원이 되기 직전인 만큼 부장실도 따로 있어 해당 공간에서 업무를 보는데, 늘 게임을 하며 일과를 보낸다. 부하직원들이 수없이 많은 사고를 쳐도 딱히 화내지 않고,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그의 단점인 동시에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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