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자노트/주식

맘스터치 자진상폐 시나리오 총정리 (+케이엘앤파트너스 김기현 대표)

by 낭만쉼표 2022. 2. 1.
반응형

그동안 맘스터치의 상장폐지를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고민을 많이 하다가 이제서야 정리한다. 상장폐지를 떠올리면, 보통 투자자들에게 굉장한 고통을 준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자진 상장폐지는 상황이 많이 다를 수 있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회사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수익을 얻고 엑시트(exit)할 수 있다.

 

 

신라젠 상장폐지 확정, 거래재개 가능성은? (+사건 총정리)

신라젠의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애초에 큰 수익을 바라고 리스크가 큰 종목을 선택했던 만큼, 투자자들 스스로 현 상황을 자초했다는 의견이 대다수지만, 그래도 절망스러울 주주들을 생각하면

solenedu.tistory.com

 

기본적으로 오너가 회사를 증시에 상장시키는 이유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이론적으로 50% 이상의 지분만 확보하면, 회사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잉여주식들은 기관투자자나 개인투자자들에게 팔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대개 대규모 생산설비나 인재영입, 연구개발 등에 사용하는데, 큰 비용을 투자하는 만큼 이때를 기점으로 회사가 스케일업(scale up)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회사가 스스로 상장폐지를 선택한다는 것은 사내유보금이 넉넉해 자금동원력에 자신있음을 의미한다. 즉, 자금을 굳이 외부에서 조달할 필요가 없을 만큼 현금이 많다는 것이다. 회사가 자진상폐를 하기 위해서는 ① 전체 발행주식의 95%를 보유하고 있거나 ② 주주수가 100명 미만 혹은 ③ 월평균 거래량이 10,000주 미만일 경우에만 가능하다. 맘스터치의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전체 발행주식의 95%를 보유하기 위해 역사적 최고가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오는 2022년 2월 15일까지 발행주식 총수의 15.8%에 달하는 16,087,172주를 매수할 예정이다. 발표된 매수가는 1주당 6,200원이며, 만약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한국에프엔비홀딩스는 79.08%(=67.49%+11.59%), 맘스터치는 20.92%(=16.71%+4.21%)가 된다. 자사주 매입이 함께 진행되지만, 소각될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맘스터치 창업자, 정현식 전 회장

 

맘스터치는 지난 2016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우회상장했으므로, 이번에 자진 상장폐지에 성공한다면, 6년만에 비상장사로 되돌아가게 된다. 지난 2019년말에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1,973억원에 맘스터치 지분 57.85%를 확보했으며, 이 과정에서 창업자인 정현식 전 회장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매각해 엄청난 수익을 얻었다.

 

맘스터치 자진상폐 시나리오 총정리

자진상폐는 ㉮ 상폐를 진행하는 시점과 함께 ㉯ 이번 딜에 강제적 혹은 반강제적으로 참가한 플레이어들을 프로파일링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전에 쌍용C&E(쌍용양회)가 우선주를 자진상폐하는 과정을 살펴봤듯이 상폐는 생각보다 복잡한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플레이어는 총 5명이며, 이들은 ① 개인투자자, ② 최대주주, ③ 가맹점주, ④ 소비자, ⑤ 정부다.

 

 

상장폐지가 예고된, 쌍용양회 우선주 날아가는 이유

분기말이 다가오기 1~2달 전부터는 해당 분기에 배당을 주는 배당주를 돌아보게 됩니다. 배당이 나름의 안전마진이 되기에, 시세 하락을 견딜 수 있는 자그마한 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4

solenedu.tistory.com

 

① 개인투자자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맘스터치 경영진들은 천사와 다름없다. 역사적 최고가로 공개매수를 진행하기 때문에 누구하나 물린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정은 실제로도 보기 드문 편이다. 특히나 지금처럼 증시 분위기가 안좋은 상황에는 더욱 빛나는 것 같다. 솔직히 비용절감과 수익극대화를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 사모펀드에서 결정한 사실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회사가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역사적 최고가로 공개매수한다는 의미는 그동안 회사를 믿고 투자해줘서 고맙다는 최대주주의 진심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을 같은 투자자로서 대접한 최대주주가 얼마나 있었나? 특정한 누군가가 떠오르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아예 없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따라서 99% 이상의 맘스터치 개인투자자들은 이미 보유물량을 매도했을 거라 예상된다. 다만, 품절주가 되면, 주가가 폭등하는 경우를 노려 아직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투자자들도 있을 수 있다.

 

② 최대주주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2021년 9월말 기준 맘스터치의 지분 67.49%를 확보하고 있으며,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케이엘해마로사모투자합자회사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이 케이엘해마로사모투자합자회사를 유명 사모펀드인 케이엘앤파트너스(KL&파트너스)가 운영하고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 김기현 대표

 

KL&파트너스는 행정고시 출신의 사무관이었던 김기현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핵심 요직 중에서도 핵심이라 불리던 기획예산처와 기획재정부에서 일했던 김기현 대표는 스스로 자리를 박차고 나와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뒤 KL&파트너스를 창업했다. 관료직을 그만둔 이유로는 표면적으로 한 집안에 공무원이 둘이나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김기현 대표의 친형 역시 행정고시 출신의 관료다.

 

하지만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된 데는 아내인 MBK파트너스 정주용 상무의 역할이 컸을 거라 생각된다. 정주용 상무는 최연소 행정고시 출신으로 관료생활을 하다 사모펀드에 정착한 만큼 김기현 대표에게 여러가지 적절한 조언을 했을 거라 예상할 수 있다. (한 집안에 행정고시 출신이 3명이나 있다 보니 쉽게 패스할 수 있는 시험처럼 보이지만, 행정고시는 외무고시와 함께 가장 어려운 시험 중에 하나로 손꼽힌다.)

 

KL&파트너스는 MBK파트너스나 한앤컴퍼니 등과 같은 PEF에 비해 상당히 최근에 창업됐다. 트랙레코드(Track Record) 하나하나가 현재로서는 굉장히 소중하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맘스터치의 엑시트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PEF는 매각을 염두에 두고 기업을 인수하기 때문에, 엑시트는 예정된 미래라고 봐야 된다.) 따라서 굳이 역사적 최고가로 공개매수를 진행한 이유가 ㉮ 잔여지분 매집을 단번에 성공시켜 ㉯ 뒷말이 나오는 것을 단속하기 위함이라고 봐야 된다.

 

한국에프앤비홀딩스의 지분 100%을 보유하고 있는 케이엘해마로사모투자합자회사는 지난 2019년 맘스터치 지분 56.8%를 1,937억원에 매입할 당시 국민연금(700억), MG새마을금고(500억), 정현식 전 해마로푸드 회장(300억), 하림그룹(100억)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이중에서 국민연금이 소액주주들을 보호하라는 명분으로 딴지를 걸기 시작하면, 최대주주가 계획하는 엑시트가 원만치 않을 거라 판단한 것 같다.

 

③ 가맹점주, ④ 소비자

현재 맘스터치는 지난 2021년말 기준 1,352개까지 점포수를 확장했으며, 이로서 프랜차이즈 햄버거 점포수 기준으로는 이미 1위를 차지한 상태다.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경영을 맡은 이후부터 각종 재무적인 성과가 상당히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슬슬 엑시트를 고민할 타이밍이 맞다고 생각한다.

 

단,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이번 맘스터치의 상장폐지가 달갑지 않을 것이다. 회사는 공식적으로 '부정적인 이슈가 생길 때마다 점포의 매출이 영향을 받으므로,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라고 했다. 이 말을 다르게 해석하면, 상장폐지를 통해 공시 의무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부정적인 이슈가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감추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연히 가맹점주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분이 안좋을 수밖에 없다.

 

사실 최근에 맘스터치는 가맹점 갑질논란에 휩싸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본사가 원재료 가격을 인상시켰고, 이에 반발한 가맹점주들이 단체행동을 위한 협의회를 만들려고 하자, 이를 주도했던 상도역 점장과의 가맹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의혹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고 있는데, 회사는 이런 논란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로 가맹점주들이 공시를 통해 회사의 실적을 파악했기 때문으로 판단한 것 같다.

 

실제로 가맹점주들은 공시에 발표된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등을 근거로 회사가 제시한 원재료 가격인상을 반대했다. 근데, 솔직히 가맹점주들이 상장회사들이라면 당연히 밝혀야 될 재무제표를 통해 회사와 대립한 것이 뭐가 잘못일까 싶다. 그냥 회사 입장에서는 가맹점주들이 이전과 달리 다루기 어려우니 폐쇄적인 경영을 선택한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

 

⑤ 정부

이 와중에 정부는 이 사안을 개입해야 될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법적으로 문제가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도 되지만, 뭔가 이상한 분위기가 한켠에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일단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현재 조사하고 있는 갑질논란이 어떤 식으로 종결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 사실 타이밍은 굉장히 애매하다. 정권 말기이기 때문에 판단을 다음 정부에 이관할 것 같다. 다음 정권이 큰 정부를 지향할지, 작은 정부를 지향할지에 따라 부스럼을 긁어 키워서 문제를 키울지, 아님 그냥 방치할지가 결정될 것이다.

 


 

 

IPO 기업공개 방식, 쉽게 이해하자 (+구주매출, 신주공모)

저는 ① 지배구조, ② 2세, 3세 승계 혹은 ③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투자를 좋아하고 즐겨합니다. 이는 아무래도 특정 산업을 뼛속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에 비해, 법률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solenedu.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