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어학연수 준비시 궁금한점 TOP 4

날이 갈수록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더해 가는 것 같다. 특히 호치민에서 사업을 시작코자 시장조사하러 방문하는 사람, 뜨고 있는 투자처인 베트남 부동산과 주식에 관심 있는 사람, 장기적인 관점으로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사람들까지 정말 다양한 이유로 베트남을 찾고 있다. 기존에 많은 전문가들이 밝혔듯, 나 역시 베트남이 기회의 땅이라는 점에 매우 동의한다. 베트남이 최근 몇년간에 걸쳐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볼 때 여전히 성장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베트남에 와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하나 꼽으라면, 주저없이 베트남어를 꼽을 것 같다. 젊은 20~30대 베트남인들은 영어공부에 올인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가 통하는 경우가 많지만, 의사결정권자라 할 수 있는 40~60대 베트남인들은 대부분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매우 큰 제한이 있다. 나이가 많아서 영어를 못한다기보다는 이 나이대 베트남인들은 시기적으로 베트남 전쟁을 겪으면서 영어를 배울 겨를이 없었다. 따라서 베트남어를 배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매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베트남어는 성조(聲調)에 기반한 언어인데, 이 소리의 높낮이에 따라 같은 단어라도 뜻이 천차만별로 변하므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우리 입장에는 성조라는 개념 자체가 없기 때문에 굉장히 낯설고 어렵다. 그래서 그런지 베트남에 오랫동안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쉬운듯 어려운듯 베트남 문자 (+발음, 성조 총정리)

 

물론 베트남어를 몰라도 현지생활을 하는데,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실제로 호치민의 한인타운인 푸미흥에 가보면, 여기가 한국인지 베트남인지 헷갈릴 정도로 한국어 간판이 많다. 다만, 베트남어를 직접 공부해보니, 아는 만큼 보인다고 삶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의 깊이가 달라지고, 일상생활이 확실히 편리해지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라도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베트남 어학연수 준비시 궁금한점 TOP 4

① 어학당에서는 어떤 식으로 가르칠까?

베트남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선생님들이 어떤 식으로 베트남어를 가르칠지 제일 궁금해한다. 기본적으로 선생님들은 모두 베트남인이다. 이들이 학생들의 국적에 맞춰 한국어나 대만어, 일본어 등을 사용해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필요한 순간마다 핵심 키워드 정도를 영어로 얘기하며 수업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칠판에 bệnh viện이라는 단어를 쓴 뒤, 영어로 hospital이라고 발음하거나 써놓는 방식이다. 의외로 수업내용을 이해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내가 경험해본 호치민시 국립인문사회과학대학교(이하 인사대) 어학당과 똔득탕대학교 어학당의 모든 선생님들이 수업 간에 원활한 진행을 위해 영어를 사용한다. 초급반일수록 영어를 빈번히 사용하지만, 중급반이나 고급반으로 갈수록 줄어든다. 물론 선생님들의 영어수준이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인이나 영국인들은 되레 필요없는 오해를 하는 부작용도 더러 발생한다. 따라서 현재 자신의 영어능력과 상관없이 그냥 용기내서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② 어떤 과정을 배우나요?

인사대 어학당과 똔득탕대 어학당은 사실상 동일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각 레벨 별로 80시간의 수업이 있으며, 인텐시브 코스는 하루에 4시간씩 수업일수 20일 동안, 레귤러 코스는 하루에 2시간씩 수업일수 40일 동안 참여한다. 교재 역시 동일한 VSL(Vietnamese as a Second Language)를 사용한다. 왠지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에서 명칭을 착안하지 않았을까 싶다. 교재비는 권당 300,000동이며, 잘 찾아보면 매우 저렴한 가격의 제본도 쉽게 구할 수 있다.

 

VSL 레벨별 과정

 

참고로 베트남어 학습은 ① 한자어와 ② 영어문법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아무래도 유리하다. 베트남어에는 한글처럼 한자어에서 유래된 단어들이 많고, 영어문법과 유사한 문법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중에 한가지만 익숙해도 베트남어를 공부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추가로 ③ 중국어를 공부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베트남 성조에 좀 더 금방 적응하는 경향도 있다.

 

호치민 인사대 vs 똔득탕대 (+어학당 선택시 주의사항)

 

③ 누가 주로 어학당 수업에 참가할까?

한국인들이 한반에 무려 70%에서 100%까지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외로 일본인이나 중국인은 거의 없고, 대만인과 서양인들이 제법 있다. (한인타운인 푸미흥과 가까운 똔득탕대 어학당에는 거의 한국인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한국인들이 수업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룹수업이긴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 베트남어를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수업 간에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적극적인 분위기가 되도록 많은 애를 쓴다.

 

나이대는 굉장히 다양하다. 베트남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ABC시험을 준비하는 10~20대 학생들부터, 새로운 도전이나 창업을 위해 베트남을 찾은 30~40대, 아이를 등교시킨 뒤에 공부하러 온 어머님들이나 노년의 남은 시간 동안 새로운 언어를 배워보기 위해 도전하는 50~60대 분들까지 구성이 참 다채롭다. 특히, 만학도분들의 학구열은 정말 대단하다.

 

베트남 대학교 입학절차 (+베트남 학사, 석사 준비)

 

④ 어떤 선생님이 좋을까?

같은 시간대에 같은 레벨의 과정이 여러개 개설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하는 선생님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하지만 시간대에 따라 담당 선생님이 다르기 때문에,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에는 나름의 여지가 있다. 개인적으로 크게 3가지 기준을 가지고, 선생님들을 가를 수 있다. 역시나 ㉮ 제일 중요한 것은 경력이다. 확실히 오랫동안 강의한 선생님의 강의력이 정말 좋다. 여러 선생님들을 거쳐보면서, 경험에서 나오는 짬밥을 도저히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특히 고급반 선생님들의 스킬이 정말 좋은 편이다.)

 

㉯ 내가 경험해본 어학당들의 선생님들은 대부분 여성이고, 남자 선생님들은 굉장히 소수다. 개인적으로 자신과 동일한 성별의 선생님과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평소 여성이 언어에 대한 재능을 좀 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애초에 언어학습 자체가 모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남성이라면 톤이나 발음을 흉내내기 위해서라도 남자 선생님께 배우는 게 좋다.

 

㉰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선생님의 출신이다. 현재 베트남의 표준어는 하노이에서 사용되는 언어인데, 남부지역에 정착할 계획이라면 굳이 표준어를 배울 필요없다. 국토가 좁은 한국에서도 사투리가 생기는 마당에, 베트남 같이 남북으로 길게 국토가 형성된 국가에서는 당연히 각 지역의 사투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호치민을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 사람들은 북부지역(하노이)이나 중부지역(다낭)의 베트남어를 이해하기 힘들어한다. 따라서 정착할 지역의 발음을 연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표준어인 북부지역의 발음이 최선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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