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秋夕)이라는 한자 그 자체만을 풀어보면 가을저녁이라는 뜻이며, 상징적인 의미까지 더하면, 가을달빛이 가장 아름다운 저녁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멋과 운치가 덧대어진 날을 그동안 그저 때 되면 찾아오는 반가운 연휴로만 취급한 것 같아 괜스레 부끄럽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가 이제 조만간 찾아온다. 추석은 본래 음력 8월 15일인지라, 올해 2022년은 양력으로 9월 10일(토)이다. 그래서 이번 추석연휴는 2022년 9월 9일(금)부터 12일(월)까지이며, 주말과 대체공휴일까지 포함해 4일 동안 쉴 수 있다. (참고로 주식투자하는 사람들은 9월 6일(화)까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도해야 추석 전인 8일(목)에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
베트남 추석 유래
기본적으로 한국과 베트남 모두 중국의 유교문화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베트남 역시 명절로서 추석이 있으며, 한국과 동일하게 음력 8월 15일이다. 베트남의 추석은 중추절(仲秋節)이 어원인 뗏쭝투(tết trung thu)이며, 그냥 뗏(tết)은 베트남 최대명절인 음력설로 구분된다.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뗏쭝투를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나 회사, 가게 등이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음력설에 비해 여행 오기에 참 좋은 시기라 할 수 있다.
가족들이 함께 조상들을 위한 가벼운 제사를 준비한다거나 가까운 이들과 반쭝투(bánh trung)라 불리는 월병을 교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반쭝투는 한국에서 추석 때 즐겨먹는 송편과 비슷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나 역시 반쭝투를 주변 사람들과 주고받으며, 가장 유명한 브랜드 낀도(Kinh Đô)의 반쭝투를 두세번 먹어봤는데, 솔직히 맛은 별로 없었다.
뗏쭝투가 딱히 공휴일이 아닌지라 도시 전반적으로 특별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신 어린이날과 같은 느낌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그동안 못사줬던 장난감을 사준다거나 가족들과 함께 평소 가고 싶었던 레스토랑에 간다. 실제로 베트남에는 따로 어린이날이 없다. 그러다 베트남 전쟁 이후 호치민(胡志明) 주석이 오랜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고아들과 가난한 아이들이 생겨난 것을 안타까워하며, 뗏쭝투를 어린이날처럼 운영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뗏쭝투 대신에 어린이날을 의미하는 응아이 티에우니(ngày thiếu nhi)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추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
이렇게 베트남에서 추석을 딱히 중요한 명절로 취급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농작물을 수확하는 추수를 빈번하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트남은 오래전부터 풍부한 강수량과 비옥한 토지를 바탕으로 이모작(二毛作)이 기본이었으며, 심지어 삼모작(三毛作)이 가능한 곳도 많았다.
삼모작이라는 말이 다소 헷갈릴 수 있는데, 같은 농지에서 서로 다른 3가지 종류의 농작물을 연이어 수확하는 것을 삼모작이라 하며, 같은 작물을 3번 수확하는 것을 삼기작(三期作)이라 한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해서 베트남은 애초에 이기작(二期作)이 디폴드 값이고, 삼기작이 가능한 곳도 많다고 할 수 있다. 이앙법(移秧法)의 도입 이후에나 작물을 두번 수확하는 것이 가능했던 한국과는 실정이 상당히 달랐던 셈이다.
베트남 추석 연휴기간, 호치민 날씨
호치민의 9월 날씨를 며칠 전에 포스팅했는데, 실제 해당 날짜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예측 데이터가 수정되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추석연휴 동안의 호치민 날씨를 한번 더 확인해봤다. 실제로 해당일에 가까워질수록 비올 확률에 대한 데이터가 좀 더 정밀하게 업데이트됨을 아래와 같이 확인할 수 있었다.
베트남의 우기(雨期)는 보통 5월부터 10월까지다. 추석 연휴동안 호치민은 대체로 흐릴 예정이며, 밤낮 가리지 않고 평소보다는 자주 뇌우를 동반한 스콜(squall)이 올 것 같다. 따라서 올해 같은 경우에는 날씨가 좋은 편이라 할 수 없다. 혹시라도 호치민 여행이나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참고하면 좋을 듯싶다.
베트남 호치민 9월 날씨 (+뎅기열 주의보)
베트남은 남북으로 긴 나라이기 때문에, 날씨가 지역별로 천지차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더운 나라이긴 하지만,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지역은 사계절이 있을 만큼 계절의 구분이 뚜렷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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