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 2월 날씨 (+건기의 중심)

새해가 다가오니 왠지 모르게 떡국을 먹어야만 할 것 같았지만, 베트남에서는 뭔가 특별하게 챙겨 먹고 싶어서 쌀국수(?)를 먹었다. 대신 평소에 자주 가는 집 주변이나 회사 주변에 있는 음식점 말고, 오늘만큼은 시간을 좀 더 쓰더라도 입맛에 꼭 맞는 쌀국수를 먹으러 퍼레(Phở Lệ)에 갔다.

퍼레의 쌀국수 가격은 그새 더 올라서, 이제 거의 한 그릇에 80,000동을 바라본다. 원래는 중국인들이 많이 몰리는 가성비 좋은 맛집이었는데, 지금은 외국인들의 베트남 체류 자체가 워낙 어려워진 탓인지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퍼레의 인기는 여전하다. 대기는 없었지만, 2층에서 식사를 했고,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유독 맛있게 느껴졌다. 참고로 퍼레는 다른 쌀국수집들에 비해 육수가 굉장히 진한 편이라, 호불호가 좀 갈릴 수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새해를 축하하는 길거리 환영 문구들을 발견했다. 쭉 믕 남 머이(chúc mừng năm mới)라고 써져 있는데, 'Happy new year!'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꽃을 사랑하는 민족답게 곳곳에 꽃 모양의 조형들이 가득하다. 마트에도 역시 새해에는 부자가 되라는 의미를 담은 황금빛 패키지의 간식들을 팔고 있다. 은근히.. 아니 대놓고 돈을 밝히는 베트남의 문화가 속물스럽다기보다는 오히려 솔직한 것 같다.

호치민 2월 날씨와 일자별 강수확률

통계에 의하면, 호치민의 2월은 연중 가장 비가 적게 내리는 달이다. 현시점에서 예측되는 2024년 2월의 일자별 강수확률 역시 매우 낮다. 건기의 마지막 달인 4월까지는 계속 갈수록 더워지며, 특히 한낮의 체감온도는 무조건 상상 이상으로 덥다. 햇살이 워낙 따갑기 때문에 썬번(sunburn)에 걸리기 십상이라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반팔과 반바지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긴팔과 긴바지를 착용하는 편이 낫다.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선크림을 자주 발라 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참고로 올해 베트남 최대의 명절인 음력설, 뗏 응우엔 단(tết nguyên đán)이 다가오고 있다. 공식적인 연휴기간은 2월 8일(목)부터 14일(수)까지로 발표됐지만, 보통 이 기간에 맞춰 호치민의 많은 가게나 상점이 짧게는 2주, 길게는 3주까지 자체적인 휴가를 가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빠르면 1월 27일(토)부터 이모저모 음력설 연휴의 여파가 생길 것 같다.

호치민은 베트남의 경제수도로서, 마치 중국의 상하이에 비견되는데, 수많은 지방출신들이 이곳으로 상경해 일하고 있다. 베트남은 공휴일이 정말 며칠 안되기 때문에, 일년에 딱 한번 음력설 기간만큼은 가족들과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물불 안가리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러다 보니, 마치 도시가 텅 비어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실제로 음력설 기간 동안은 모든 관공서와 은행, 상점 등이 영업을 하지 않으니, 베트남에 방문할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