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화장실 문화, 양변기 핸드비데 (+교체후기)

그동안 한국인들이 공공질서를 잘지키는지 몰랐는데, 이런저런 나라들을 많이 방문해 보니, 정말 한국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 무료로 운영되는 공중화장실의 위생 수준만 봐도 알 수 있다. 진짜 집에서 사용하는 것만큼 깨끗한 곳이 많다. 그렇다면 베트남은 어떨까? 개인적으로 대체로 나쁘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심각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나이 든 베트남인들은 대책 없을 정도로 별로긴 하지만, 젊은 베트남인들 만큼은 공공질서를 의외로 잘지키는 편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직접 해외여행을 자주 하며, 선진국에서의 에티켓을 나름 배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켠에서는 베트남의 MZ세대들도 한국의 MZ세대들처럼 자신이 피해 입기 싫은 만큼 남들에게도 피해 주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다고 주장한다. 상당히 근거 있는 얘기다.) 그래서 그런지, 젊은 베트남인들이 주로 가는 카페에 있는 화장실은 상당히 깨끗한 편이다.

 

베트남 화장실 문화, 양변기 핸드비데

베트남 화장실이라고 딱히 다를 것은 없지만, 양변기 옆에 있는 핸드비데(hand bidet) 만큼은 유난히 눈에 띈다. 한국에서는 양변기에 부착된 고정형 비데를 이용하기 때문에 핸드비데를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만약 있더라도 주로 화장실 청소용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핸드비데를 사용하는 것을 주저하게 되는데, 실제로 사용해 보면 생각보다 괜찮아 놀란다. 물론 수압이나 온도 등은 조절할 수 없지만, 가장 주요한 목적이라 할 수 있는 세정만큼은 확실하다.

 

베트남 핸드비데

 

베트남인들은 핸드비데를 보통 보이씯 베신(vòi xịt vệ sinh) 혹은 여이씯 베신(dây xịt vệ sinh)이라고 한다. 화장실이 냐베신(nhà vệ sinh)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참고로 보이(vòi)는 꼭지, 여이(dây)는 줄, 씯(xịt)은 뿌리다를 의미한다. 즉, 보이는 핸드비데의 분사구가 있는 윗부분을, 여이는 핸드비데의 줄을 뜻한다.

 

베트남 철물점, 핸드비데

 

아침에 핸드비데를 사용하는데, 수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물이 세는 게 느껴졌다. 핸드비데의 줄은 안쪽이 고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용을 많이 하면 자연스레 찢기거나 해지게 된다. 분사구는 딱히 고장 나지 않았기에 근처 철물점에 가서 핸드비데의 줄만 사와서 교체했다. 급하게 90,000동 주고 샀는데, 쇼피 등과 같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면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한두개 정도는 미리 사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비록 다른 양변기긴 하지만, 핸드비데를 5년 사이에 두번이나 교체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화장실 수도밸브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돌려서 교체해 주면 된다. 이때 주의해야 될 점이 있다면, 수도밸브를 잠깐 잠가두는 것이다. 수리경험이 없었던 나는 처음 교체를 할 때 이걸 깜빡해 물벼락을 한차례 맞았다. 베트남에서는 어쩌다 보니, 아파트가 아닌 도롱집에서만 5년째 거주하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는 자가수리에 자신감이 생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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