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출연진, 평점, 원작, 결말 (+임시완 악역대박)

최근에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시청했다. 솔직히 영화제목이 너무 유치해서 절대 시청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우연히 임시완 배우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봤던 것 같다. 결과는 역시나 재밌었다. (솔직히 누가 영화 제목을 이렇게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별로인 것 같다. 아마도 원작의 제목을 그대로 차용한 듯싶다. 해외용으로는 타이틀을 'Unlock'으로 달았던데, 솔직히 이쪽이 훨씬 나아 보인다.)

사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주최했던 공모전의 수상작인 원작소설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일본에서 영화화를 시도했을 정도로 스토리가 탄탄한 편이다. 다만, 각색을 하는 와중에 한국의 현실에 맞추다 보니 개연성이 떨어졌고, 감독의 입봉작이라 연출이 다소 어설펐다. 그래서 영화의 서사가 좀 헷갈리기도 한다. 이런 점이 반영됐는지,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평점은 생각보다 낮다. 네이버 영화 6.98점, 다음 영화 6.4점으로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상당히 수작이라 생각한다. 만약 개연성에 너무 집중했다면, 범죄 스릴러가 아닌 다큐가 돼버렸을 테니, 상업영화로서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재미를 놓쳤을 가능성도 있다. 사실 부족한 연출이 배우들의 열연으로 어느 정도 덮인 감도 없지 않아 있다. 그만큼 주요 출연자들의 연기가 너무 훌륭했다. 임시완, 천우희, 김희원, 박호산, 김예원 배우로 이어지는 라인업만 봐도 캐스팅에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출연진, 결말

① 오준영

오준영(임시완)은 극 중 빌런이다. 출생신고도 안된 체 살았던 만큼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확정적으로 설명되지는 않았지만, 오준영은 아마도 사이코패스 혹은 소시오패스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타겟이 된 대상을 속이기 위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거짓말을 한다. 놀라운 점은 누가 봐도 선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임시완 배우가 정말 사패처럼 잔혹해 보였다는 것이다.

임시완은 이제 자타공인 믿고 보는 배우다. 연기에 대한 그의 진지한 성찰과 노력은 이미 또래 배우들을 넘어섰다. 실제로 이제는 임시완을 가수가 아닌 배우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거라 생각한다. 가수로서의 성과보다 배우로서의 성과가 훨씬 더 압도적이다. '제국의 아이들'이 아이돌로서 중박 정도의 성공을 거뒀다면, 그가 주연으로 출연했던 작품들 중에는 누군가의 인생 드라마인 '미생'이 있다. 이것만으로도 비교가 안된다.

② 이나미, 이승우, 정은주

이나미(천우희)는 중소기업 쇼핑몰에서 근무하고 있다. 책임감이 강하고 열심히 일하기에 사장에게도 인정을 받아 연봉인상을 제안받기도 한다. 실수로 스마트폰을 버스에 떨어뜨렸을 뿐인데, 이를 계기로 오준영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한다. 이 때문에 가장 친한 친구인 정은주(=꽃미녀)와도 거리가 멀어졌을 뿐만 아니라, 자신과 아빠는 심지어 죽임을 당할 뻔한다. 결국 오준영에게 총을 쏘며, 복수하는 데 성공한다. (2발이나 맞고도 오준영이 살아남았음은 실탄이 아닌 공포탄이었음을 의미할 듯?!)

이승우(박호산)는 아내를 잃은 채, 홀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참고로 이나미는 직장 때문에 다른 지역(아마도 서울)에 지내므로 같이 살지는 않는다. 손님의 얼굴을 웬만하면 다 외울 정도로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 단골손님들에게는 계절메뉴인 자두에이드를 만들어 팔기도 한다. 본능적으로 오준영이 이상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딸에게 주의를 주지만, 오히려 당하고 만다.

정은주(김예원)는 이나미의 절친으로 초미녀라는 닉네임으로 등장한다. 어디서 봤나 싶었는데, '환승연애' 시리즈에서 패널로 활약했다. 이외에도 수많은 작품에서 주연까지는 아니더라도 주요한 조연을 많이 맡으며, 상당한 내공을 쌓았다. 이나미에게 문제가 생기자 두손 두발 걷어붙이고 돕지만, 오준영의 모략 때문에 도리어 자신이 의심받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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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우지만 형사

사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는 2가지 이야기가 존재한다. ⓐ 이나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현재의 사건과 ⓑ 오준영이 저질렀던 과거의 사건이다. 우지만(김희원) 형사는 2가지 사건을 오가며, 오준영을 잡으려 한다. 이는 오준영이 벌인 0번째 사건의 피해자가 우지만의 아들이었고, 신원이 없는 오준영이 수사에 혼선을 빚기 위해 우지만 아들 행세를 했기 때문이다. 김희원 배우는 냉정해 보이지만, 아버지만이 가지고 있는 절절한 부성애를 잘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