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에 개봉한 영화 '프리즌'은 고만고만한 범죄물이다. 워낙 범죄물을 좋아하는 탓에 웬만하면 놓치고 않고 보는 편인데, 솔직히 '프리즌'은 딱히 인상적인 작품이 아니었다. 다만, 교도소에 있는 범죄자들을 이용해 교도소 밖의 이런저런 민원들을 해결한다는 설정만큼은 센세이션 해서 그런지,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그러다 이번에 넷플릭스를 통해 새롭게 상영하길래 다시 한번 봤는데, 어라?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다. 취향이 변해서 그런지, 직선적이고 단순한 스토리가 재밌게 느껴졌다.
사실 생각해 보면, 관객들은 드러나지 않는 누군가가 대한민국을 이끌어간다는 설정에 익숙하다. 다만, '프리즌'은 그 정도가 너무 파격적인지라, 1995~1996년이라는 상당히 오래된 과거를 시대배경으로 선택했다. 마치 그때라면 교도소 시스템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을 거라는 상상을 강요한 것이다. 범죄물인 만큼 너무 판타지 같으면 몰입감을 놓칠 수 있기에 나름의 고육지책이었던 것 같다. 평점은 네이버 영화 8.25점, 다음 영화 7.2점으로 상당히 좋은 편이며, 개봉 당시 약 293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프리즌 출연진, 줄거리, 명대사, 결말 총정리
① 정익호, 마홍표, 김상주, 창길
모범수로 수감 중인 정익호(한석규)는 성안교도소의 실질적인 주인이다. 교도관들은 물론 보안과장과 교도소장조차 정익호를 통제하지 못한다. 그는 능력 있는 재소자들로 팀을 만들어 교도소 밖의 은밀한 일들을 처리했는데, 이를 통해 조성한 자금을 바탕으로 엄청난 뇌물 공세를 펼쳤다. 전형적인 피카레스크 식 구성답게 관객 입장에서는 정익호가 마치 사연 있는 악당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냥 잔인한 범죄자에 불과하다.
성안교도소에 뭔가 이상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음을 감지한 송유건의 형이 이를 캐던 와중에 의문의 죽임을 당한다. 이에 송유건은 자신을 지지해 주던 정혁수 과장의 지원을 받아 비인가 작전을 수행한다. (결과적으로 허가받지 않은 작전이었던 탓에 송유건 역시 추가적인 수감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정익호는 처음에는 언더커버였던 송유건의 정체를 알지 못했지만, 차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확신하게 된다. 이때 끊임없이 의심하는 정익호의 모습 때문에 정말 소름 돋았다. 결국 저격수에게 총을 맞고 사망한다.
마사장으로 불리던 마홍표(조재윤)는 정익호의 오른팔 같은 존재다. 하지만 송유건이 자꾸 치고 올라옴에 따라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창길(신성록)의 반란을 사전에 알았음에도 그냥 묵인하는 병크를 저지르고 만다. 반란이 실패해 정익호가 살아남자, 그간의 거래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마사장은 한쪽 팔을 잃게 된다.
김상주(김성균)는 김박사로 불린다. 모르는 게 없어서 박사라 불리는 만큼 뭔가 꾀돌이 같은 캐릭터였다. 성안교도소 출신으로 정익호와 굉장히 가까운 사이이며, 출소 뒤에는 그를 위해 각종 은밀한 일들을 수임하는 역할을 맡았다. 비중이 높은 출연자는 아니었지만, 워낙 김성균 배우가 능글맞게 배역을 잘 소화하면서 마치 주요 배역처럼 느껴졌다.
창길(신성록)은 송유건이 교도소에 들어오기 전, 그에게 잡혀 감방에 들어온 깡패다. 송유건에게 연달아 당하면서 뭔가 어설프고 코믹해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행동력이 좋은 편이었다. 나름 깡다구가 세서 그런지, 송유건과 1:1 대결에 임하는가 하면, 반란을 일으켜 정익호 제거를 시도하기도 한다. 정익호는 자신에게 반기를 든 창길에게 복수하기 위해 다른 교도소로 이감시키는 척하다가 차로 치여 죽게 만든다.
② 송유건, 노국장, 정혁수 과장
송유건(김래원)은 본래 경찰이지만, 정익호의 뒤를 밟기 위해 자진해서 성안교도소에 들어간다.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다 보니, 자연스레 정익호의 눈에 들었고, 자연스레 그의 측근이 된다. (그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불법을 저질렀다.) 극 초반 송유건의 정체가 아직 밝혀지기 전만 해도, 그가 인간적으로 정익호와 뭔가 공감대를 이루는가 했는데, 알고 보니 연극이었다. 이는 이후 송유건이 정익호를 처단하는 과정에서 딱히 주저함이 없었다는 점을 통해 미루어 추정할 수 있다.
노국장(강신일)은 송유건과 정혁수 과장이 성안교도소 수사 건을 가지고 왔을 때만 해도 조사가 힘들거라 판단하고 거절한다. 하지만 추후 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자 구출작전을 본인이 직접 지휘할 정도로 사실은 좋은 상사였다. 송유건과 정혁수 과장이 정복을 차려입고 방문해야 될 정도로 상당히 높은 계급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정혁수(박원상) 과장은 송유건과 함께 비인가 작전을 수행한다. 감옥에 들어간 송유건을 외곽에서 지원했으며, 중요한 순간에는 본인이 직접 개입해 일처리를 하기도 했다. 정익호의 함정에 빠져 자신은 사로잡히고, 송유건의 정체마저 들킬 뻔한 정체절명의 상황에 처하지만, 어떻게든 송유건을 살리기 위해 모른 척한 모습이 찡했다. 죽음으로서 송유건의 각성을 이끈다.
③ 강형민, 교정국장, 보안과장
강형민(정웅인) 교도소장은 교도관 시절부터 정익호의 후원을 받아 승진을 거듭한다. 힘이 없을 말단 교도관일 당시만 해도 그를 서포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교도소장이 되자 점차 감당할 수 없음을 느끼고 거리를 둔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몰래 정익호의 범죄 증거들을 모으고 있었는데, 송유건이 형의 죽음과 관련된 증거를 훔쳐가면서 상황이 급반전된다. 버거움과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정익호를 총으로 쏘려 하지만, 정익호에게 되치기 당하며 죽는다.
교정국장(이경영)은 교도소장 시절에 정익호를 관리했던 경험이 있다. 그 때문에 수없이 많은 말썽을 일으켰던 정익호가 모범수라는 사실에 이상함을 감지하고, 담당 교도소장인 강형민을 압박한다. (물론 그 역시도 많이 썩었기 때문에 강형민에게 돈이 담긴 사과박스를 받았다.) 교정국장의 압박에 견디지 못한 강형민이 정익호를 모범수로 출소시키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분노한 정익호가 팀을 보내 교정국장을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해 버린다.
보안과장(전배수)은 교도소장과 마찬가지로 정익호 일당의 편의를 적극적으로 봐준다. 강형민이 정익호의 도움을 받아 교도소장이 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이전보다 훨씬 더 충심으로 돌보는 모습을 보인다. 입체적인 캐릭터라 아니라 그런지 화면에 자주 등장했음에도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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