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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상선언 스토리, 결말, 솔직후기 (+임시완 연기 후덜덜)

by 여의도 제갈량 2023.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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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상선언'은 여러모로 많이 아쉽다. 비록 망작으로 미운털이 박히긴 했지만, 솔직히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역대급 흥행작이 될 뻔했던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대중들의 평가가 냉혹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 낡디 낡은 K신파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물론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K신파는 대중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치트키였다. 하지만 수없이 많은 자기복제 때문에 이제는 식상함 그 자체가 돼버렸다. 심지어 억지눈물을 강요한다고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해야 된다는 전체주의는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에게나 먹히는 과거의 유물에 불과하다. 실제로 개인주의가 횡행하는 X세대와 MZ세대 입장에서 전체주의는 말도 안되는 궤변 정도로 취급된다. 그렇다 보니, 영화의 전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들이 반감을 가지다 보니, 극장 흥행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영화관을 주로 찾는 고객들이 20~30대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이들이 내린 평가로 인해 입소문의 방향이 갈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젊은 세대 입장에서 '비상선언'은 막장 드라마처럼 느껴졌을 텐데, ㉰ 이런 말도 안되는 서사를 채우기 위해, 무려 송강호와 이병헌, 전도연, 임시완, 김남길, 박해수, 설인아 등과 같은 연기파 배우들을 캐스팅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반대로 압도적인 배우들을 모아놓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진실이 어쨌든 간에, 결국 랍스터가 들어간 라면을 먹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담으려다 보니, 서사가 중구난방이 됐던 것 같다. 국제 정치의 냉혹함, 이기적인 인간상, 무기력한 정부, 책임지지 않으려는 공무원, 개인의 숭고한 희생 등을 한꺼번에 다루려다 보니, 이도저도 아니게 됐다. 솔직히 소시오패스로 분한 임시완이 초중반을 완전히 압도했을 때만 해도 역대급 흥행작의 분위기가 솔솔 풍겼다. 또한 비행신과 착륙신 등도 근래에 이런 작품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긴박감 넘쳤다. 다만, 이런 장점들이 너무 많은 서사들 때문에 그냥 묻히고 말았다.

 

영화 비상선언 스토리, 결말, 솔직후기

① 류진석

류진석(임시완)은 유명한 미생물공학자로서 박사까지 취득한 재원이다. 능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제약회사 브리콤에서 미생물연구팀장으로 일했지만, 바이러스 유출사고 때문에 해고당했다. 이에 앙심을 품고 바이러스를 배양시켜 더욱 강력한 살상무기를 만들었다. 소시오패스인 만큼 딱히 누구를 특정해 죽이겠다는 생각이 없으며, 그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목적이었다. 백신을 소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애초에 살아 돌아올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바이러스를 기내에 뿌리고, 사망한다.

 

소시오패스 류진석 역을 맡은 임시완

 

② 구인호 팀장

구인호(송강호) 형사는 서울남부경찰서 강력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원래는 아내와 함께 하와이에 여행 갈 계획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사건이 터지면서 가지 못했다. 아내가 탄 비행기에 류진석이 생화학 테러를 저지르자, 아내를 구하기 위해 그의 행적을 뒤쫓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백신을 찾는 성과를 보였다.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켰기에 백신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지적받자, 본인이 직접 바이러스에 감염돼서 백신의 효능을 입증하기도 했다.

 

구인호 팀장 역을 맡은 구인호

 

③ 박재혁, 박수민

박재혁(이병헌)은 전직 파일럿이며, 최현수 부기장과는 함께 일했던 동료였다. 이전에 엔진에 불이 난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과정에서 사고로 객실승무원이었던 최현수의 아내가 죽었다. 이 때문에 박재혁도 트라우마가 생겨 더 이상 파일럿으로 일하지 못하게 된다. 아토피가 심한 딸을 위해 하와이로 향하는 길에 생화학 테러를 당한다. 최현수 부기장마저 감염으로 조종이 어려워지자, 어쩔 수 없이 비행기를 몰아야 했다. 연료가 떨어지자 글라이더 비행으로 활공을 해 공항에 착륙한다.

 

전직 파일럿 박재혁 역을 맡은 이병헌

 

박수민(김보민)은 전직 파일럿인 박재혁의 딸이다. 아토피 때문에 맘고생이 많아 아빠와 함께 공기 좋은 하와이로 향한다. 아토피가 바이러스의 전조현상인 수포와 비슷해 보였기 때문에 감염자로 분류되기도 했다. 많이 억울할 수도 있지만, 평소에도 아토피가 친구에게 전파될까 봐 걱정이 많았던 만큼 그냥 격리되는 것을 선택한다. 절대선을 상징하는 인물로, 육지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반기지 않자 비행기에서 내리지 말자고 아빠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박재혁의 딸, 박수민 역을 맡은 김보민

 

④ 최현수 부기장, 김희진 사무장, 임태은

최현수(김남길) 부기장은 감염으로 극초반에 사망한 기장에 이어 비행기를 조종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감염되자 비상선언을 선포한 뒤, 일본의 나리타 공항에 비상착륙을 하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불허로 실패하고 만다. 참고로 비상선언은 더 이상 정상적인 비행이 어려울 때 무조건적인 착륙을 요청하는 항공용어다. 실제로 비상선언은 그 어떤 명령보다 앞서므로 다른 비행기들보다 먼저 착륙할 수 있는 우선권을 가지게 된다. 이후 더 이상 몸을 가눌 수 없게 되자, 박재혁에게 조종대를 넘긴다.

 

최현수 부기장 역을 맡은 김남길

 

김희진(김소진) 사무장은 생화학 테러로 아비규환이 된 기내를 적극적으로 통제한다. 승객들이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다독이는 동시에 의사를 도와 아픈 환자들의 치료를 돕기도 한다. 그 와중에 그녀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만다. (물론 모든 승객이 감염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녀 역시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비록 엔딩 장면에 펼쳐졌던 파티에서는 모습을 찾을 수 없었지만, 최현수 부기장을 포함한 대부분이 생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녀 역시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

 

김희진 사무장 역을 맡은 김소진

 

임태은(설인아) 객실승무원은 김희진 사무장의 오른팔이다. 그녀를 도와 기내의 혼잡을 잠재우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닌다. 개인적으로 사무장을 제외한 나머지 승무원들에게는 어떠한 서사도 부여되지 않은 점이 좀 아쉬웠다. (물론 이미 너무 많은 서사들이 혼재한 탓이 컸을 거라 생각한다. 애초에 '비상선언'은 영화가 아닌 6부작 정도의 드라마로 제작됐다면, 훨씬 더 완성도가 높지 않았을까 싶다.)

 

스튜어디스 임태은 역을 맡은 설인아

 

⑤ 김숙희 장관, 박태수 실장

김숙희(전도연) 국토교통부 장관은 생화학 테러에 맞서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 마저 비행기의 착륙을 불허하려 하자, 어떻게든 이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직을 걸고 그들을 구출한다. (이는 구인호 팀장이 스스로를 희생해 백신의 성능을 검증한 탓도 크다.) 이후 청문회에서 그녀의 결단에 태클을 거는 의원에게 '그래서 그만뒀지 않습니까?'라고 쿨내 나는 답변을 하는 모습에서 시원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김숙희 국토교통부 장관 역을 맡은 전도연

 

박태수(박해수)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실장 역시 최대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힘의 논리를 이기지 못하고 끌려가는 모양새였다. 상명하복의 모습을 보인 전형적인 공무원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백신에 어느 정도 확신이 생기자 어떻게든 사람들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모습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박태수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실장 역을 맡은 박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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