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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4가지 관전 포인트 (+파이송)

by 여의도 제갈량 2022.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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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교육만이 유일한 계층 사다리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교육업에 관심이 많다. (실제로 영어교육과 관련된 유학원과 온라인 영어스피킹 업체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주말에는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들을 곧잘 즐긴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그린 마더스 클럽'이 제일 재밌었던 것 같다. 영재와 관련된 교육내용들이 등장하는데, 그때마다 얼마나 몰입감을 느끼는지 모른다.

 

 

넷플릭스 그린 마더스 클럽 출연진 정보 (+솔직후기)

넷플릭스 드라마 '그린 마더스 클럽'의 느낌은 '스카이 캐슬'과 비슷하다. 주요소재는 ① 학부모들의 치열한 아이교육 정보전과 ② 이들 커뮤니티 내에서의 정치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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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얘기해,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괜찮은 영화다. 영화 '킹 리차드'와 함께 부모님들이 반드시 관람해야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물론 후반부에 등장하는 역대급 엉뚱한 위기와 공감 안되는 빌런의 행동 때문에 결국 설득력을 잃어버렸지만, 초반과 중반부만큼은 굉장히 잘 만들어졌다. 누구나 염려하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를 주제의식으로 채택했을 뿐만 아니라 촌철살인의 명대사와 최민식 배우의 연기가 작품을 장악했다. 영화를 감상하는 도중에 몇번이나 컴퓨터 앞에 앉아 배우들의 대사를 옮겨 적었는지 모른다.

 

경비원(수학자) 이학성 역을 맡은 최민식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관전 포인트 4가지

① 정답을 맞히는 것 vs 답을 찾는 과정을 즐기는 것

제일 임팩트 있었던 장면은 경비원 이학성(최민식)이 고등학생인 한지우(김동휘)에게 삼각형의 넓이를 구하라며 문제를 낸 것이었다. 애초에 오류가 있는 문제를 출제하고, 주인공의 실력과 자세를 체크한 것이다. 자연스레 그의 수학에 대한 철학이 묻어났는데, 너무도 공감했다.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이런 공부를 해서,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네가 답을 맞히는데만 욕심을 내기 때문에 눈에 아무것도 안보이는 거야. 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문이 무엇인지 아는 게 더 중요한 것이다. 왜냐면 틀린 질문에서는 옳은 답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지. 그러므로 답을 맞히는 것보다 답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것이 수학이야.

 

단순히 공식 한줄을 달랑 외워 이것을 문제 푸는데 적용하면, 수학과 절대 친해질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굳이 시간을 내서 공식을 증명해보거나 공식을 적용하지 않고 일일이 계산하는 와중에 공들여 생각하는 법을 연습함으로써 입체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러한 이학성의 철학은 고스란히 제자인 한지우에게 전달돼서, 증명되지 않는 말은 믿지 않는 과감성을 기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며, 어려운 문제를 여유있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바라볼 수 있는 수학적 용기를 가지게 한다.

 

사배자 고등학생 한지우 역을 맡은 김동휘

 

② 배려가 아닌 차별의 대상을 양산하는 사배자 제도

사회적 배려자 제도의 준말인 사배자 제도는 교육의 평등을 실천하기 위해 값비싼 비용이 드는 자립형 사립고나 특목고에 가난하지만 능력 있는 학생들에게 무상교육을 시켜주는 것이다. 즉, 교육의 기회를 열어둔 것이다. 취지는 이상적이고 좋지만, 역시나 부작용이 존재한다. 사배자들은 본래의 취지였던 배려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교실에서 차별의 대상이 돼버린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사배자 제도를 처음 들어본 것은 드라마 '상속자들'이었는데, 무려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도적으로 보완되지 못하고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③ 수시는 정말 공정한 제도가 맞나?

영화를 시청하며 가장 화났던 순간은 조국과 정호영의 자녀들이 어떤 식으로 스펙을 부정하게 쌓았는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이다. 상산고를 모델로 가상으로 만든 영화 속 동훈고의 피타고라스 어워드는 교내 수학경시대회다. 학교가 운영하는 경시대회이기 때문에 나중에 수시 지원시 수상경력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엄청난 혜택이 있다. 외부에서 교수를 초빙해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채점해 전문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오직 1학년 말에 단 한번만 치른다는 점에서 권위가 엄청나게 높은 편이다.

 

담임선생님 김근호 역을 맡은 박병은

 

수상자는 금, 은, 동을 수상하는 단 3명이기 때문에 나머지는 모두 들러리가 되는 관계로 처음부터 아예 포기하는 학생들이 생긴다는 부작용도 있었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말고사 성적과 연계하기로 한 결정은 모든 학생들로 하여금 경시대회에 몰두하게끔 만들었다. 만약 과정이 공정했다면, 결과가 정의로웠겠지만, 빌런인 담임선생님 김근호(박병은)가 시험문제를 부자 학부모에게 팔아버리면서 망가진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 한지우는 오해를 받아 전학을 가야 될 상황에 처하지만, 이학성이 수학자로 각성하고 나타나 구해준다.

 

원주율, 파이

 

④ 아름다운 파이송

사실 수학과 음악이 많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듣긴 했지만, 이렇게나 밀접할지 몰랐다. 특히 우리가 흔히 3.14로 암기하고 있는 무리수 파이(𝝿)를 늘여놓고, 그것을 피아노 음계로 맞춰 쳐봤을 때 이렇게나 아름다운 결과물이 나와 정말 놀랐다. (지금 당장 유튜브에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파이송'을 찾아서 들어보길 바란다. 포스팅을 하는 지금 이 순간도 계속 음악을 들으며 작성하는데, 왠지 모르게 눈물이 계속 난다.)

 

원주율송, 파이송

 

앞서 언급했듯이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전형적인 용두사미가 돼버렸다. 수학계 최대의 난제인 리만가설의 증명을 코앞에 둔 탈북한 수학자가 가난한 고등학생에게 신념과 용기를 심어주는 내용이라니.. 이렇게나 참신한 내용의 영화를 본 적이 있나? 아쉽게도 중반까지 타이트하게 끌고 오던 긴장감과 공감이 결말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무너졌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정말 재밌게 봤고, 관람 후에 충분히 힐링한 느낌이어서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바흐의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깔린 점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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