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의 산업구조는 4차산업이라는 대전환의 시기를 맞아 획기적으로 변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무거운 제조업 대신 창의적인 문화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한류의 일환인 K콘텐츠는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하는 듯하다. 전 세계적인 히트를 친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필두로 BTS의 빌보드 점령과 넷플릭스에서 스위트홈, DP, 오징어게임, 마이네임, 지옥 등이 연타석 홈런을 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디어 콘텐츠 관련주는 산업에 대한 이해가 한결 쉬운 탓에, 다른 종목들에 비해 진입장벽 자체가 상당히 낮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영화나 드라마가 어떤 식으로 기획되고 제작돼서 유통되는지를 이해하면 되는데, 평소 연예관련 뉴스만 챙겨봤어도 이미 상당한 배경지식이 쌓여있을 확률이 높다. (게임은 약간 다른 측면이 있어서 배제했다.)
드라마 제작환경을 보면, 실제로 불과 몇년전만 해도 사전제작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서, 배우들이 쪽대본을 들고, 방송 하루이틀 전까지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을 정도로 제작환경이 열악했다. (대신 작가나 연출자가 시청자의 반응과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스토리를 바꾸고 연기자의 비중을 조정했기 때문에, 공감대 높은 드라마를 잘 제작할 수 있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현재는 대작의 경우, 대규모 투자를 받아 철저히 사전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 영화는 어떤 식으로 제작될까?
기본적으로 콘텐츠 산업의 경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다양한 투자처가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다. 물론, 오징어게임 같이 비상장 제작사가 제작을 맡고, 넷플릭스가 투자와 배급을 동시에 하면서 관련주를 찾기 매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수혜주가 발견된다. 야구가 투수놀음이라면, ① 영화나 드라마는 사실상 작가놀음이라 부를 정도로 스토리가 매우 중요하다. 제작사가 매력적인 스토리를 확보하는 방법에는 크게 2가지가 있는데, ㉮ 오리지널 스토리를 직접 만드는 방법과 ㉯ 이미 만들어진 스토리의 판권을 사오는 방법이다.
㉮ 제작사들은 오리지널 스토리를 확보하기 위해 시나리오 공모를 하거나 따로 김은희, 김은숙 작가 같은 유명작가들과 직접 계약하기도 한다. 따라서 제작사 별로 함께 일하는 작가들의 명단을 쭉 살펴보거나 반대로 작가들의 필모그래피를 확인해 어떤 제작사와 주로 일하는지를 점검하면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작가를 보고 투자해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었던 종목들로는 에이스토리(킹덤, 지리산)와 제이콘텐트리(DP, 지옥) 등이 있다.
최근에는 ㉯ 하나의 소스로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one source multi use가 보편화되면서, 작품성이 이미 검증된 웹툰의 스토리 판권을 사오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실제로 주호민 작가가 네이버에서 연재했던 '신과 함께'라는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한 영화 '신과 함께: 죄와 벌'과 '신과 함께: 인과 연'이 각각 관객수 1,441만명과 1,227만명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함에 따라 웹툰의 스토리가 상업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이 증명된 상태다. 참고로 웹툰주에는 네이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페이지), 디앤씨미디어 등이 있다.
이외에도 웹툰기반의 2차 창작물로는 이태원 클라쓰(쇼박스), 스위트홈, 경이로운 소문(스튜디오드래곤) 등이 있으며, 앞으로도 굉장히 많이 제작될 예정이다. 이중에서 웹툰의 판권을 활용해 성공적인 2차 창작물을 잘 만드는 제작사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아닐까 싶다. 추가적으로 판권을 구한 스토리를 영화나 드라마에 맞게 각색하는 작업을 스크린플레이(screen play)라 한다. 특히, 원작이 소설인 경우, 배경이나 장면설명이 모두 글로 표현됐기 때문에, 이걸 영상이나 배우의 연기로 표현되도록 섬세하게 각색하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매력적인 스토리가 발굴되면, 이를 어떤 식으로 구현할지 고민하는 것이 바로 ② 제작사(producer)와 ③ 감독(director)의 역할이며, 감독의 디렉팅을 받아 연기하는 주체가 바로 ④ 연기자(소속사)다. 촬영을 끝냈다고 해서 바로 상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⑤ 영상효과와 음향효과 등을 작품에 입히는 후반작업을 추가로 해야 된다. 이 모든 제작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준비하는 ⑥ 투자사와 완성된 작품을 ⑦ 영화관이나 ⑧ OTT 등에서 방영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배급사(유통사)도 있다.
콘텐츠주 투자방법 (개별종목, 콘텐츠 ETF)
콘텐츠주는 업종별로 방송과 엔터테인먼트에 속하며, 테마별로는 엔터테인먼트, 영상콘텐츠, 영화, 웹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콘텐츠주 투자 전에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매년 2월에 발행하고 있는 연간 전망보고서를 반드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망보고서 자체가 굉장히 많은 섹터를 커버하고 있는 만큼, 이중에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섹터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섹터에 대한 이해도가 깊으면, 물려도 버틸 수 있는 근거를 스스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멘탈관리에 도움된다.)
특별히 경우, 회사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당연히 종목을 직접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적인 측면에서 훨씬 좋다. 하지만 이 바닥(?)이 워낙에 아직 영세하고, 시장에 뜬소문이나 루머가 많이 도는 탓에 악질적인 작전세력이 개입될 수도 있다는 점을 조심해야 된다. (킹덤과 지리산을 제작한 나름 A급 제작사로 알려진 에이스토리마저 지난 2019년과 2020년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면, 정말 말다한게 아닐까?)
차라리 콘텐츠는 ETF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수 있는데, 역시나 KODEX와 TIGER 브랜드가 운용자금 등을 고려해볼 때 제일 괜찮아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 TIGER 미디어콘텐츠는 살짝 종합선물세트 같은 개념으로 ETF 본질에 충실한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 KODE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 KODEX Fn 웹툰&드라마를 세분화해서 런칭했기 때문에, 좀 더 세밀하게 타겟팅한 정밀투자가 가능하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내놓은 ㉱ HANARO Fn K-POP&미디어까지는 투자해볼 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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