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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주식

한화그룹 지배구조, 계열사 현황 (+한화 가계도)

by 쉼 표 2021. 2. 25.

주가는 보통 6개월 뒤의 모습을 선반영 한다고 합니다. 즉, 투자자들은 투자하고자 하는 회사의 미래를 예상해봤을 때, 충분히 믿고 함께 동행할 수 있겠다 싶을 때, 투자를 진행하면 됩니다. 투자하려는 회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될 이슈 중 하나는 ⓐ 경영권 분쟁 발생여부입니다.

 

 

만약,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지 않을 만큼 지배구조가 튼튼하다면, 기업이 매출확대 및 미래 먹거리 발굴에만 전력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호재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만큼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면, 경쟁적인 지분매입이나 우호세력를 포섭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호재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형제 혹은 친인척간에 경영권 분쟁이 끝나게 되면, 이후에는 ⓑ 2세 혹은 3세에게 기업을 승계하는 과정이 언젠가는 찾아오게 됩니다.

 

한화그룹 가계도

어렸을 때의 기억이 워낙 강렬해서 인지는 몰라도, 요새도 한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야구단, 빙그레 이글스입니다. 당시만 해도 송진우 선수가 내던지던 매서운 투구와 장종훈 선수가 잊을만하면 펑펑 때려대던 홈런에 진심으로 열광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스타플레이어들과 함께 잘 나가던 빙그레 이글스는 한화그룹 오너가(家) 형제간에 재산권 다툼이 일어나면서, 이름을 한화 이글스로 바꾸게 됩니다. (참고로 차남이었던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이때 한화그룹에서 빙그레를 계열분리시켜 독립합니다.)

 

(좌) 송진우 (우) 장종훈 ⓒ 한화이글스

 

사실 한화그룹은 한국화학주식회사라는 B2B 업체가 그룹의 모태였던 관계로, 당시에도 충분히 빙그레 이글스 대신 한화 이글스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그룹 내 유일한 소비재 업체였던 빙그레를 전면적으로 내세웠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점을 볼 때, 이번에 SK가 SK와이번스를 매각한 것은 이제 그룹의 전반적인 비즈니스를 B2B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김승연 회장은 아들이 3명이 있는데, 이중에서 현재 장남인 김동관 사장이 뒤를 이를 후계자로 유력합니다. 차남인 김동원 전무와 3남인 김동선 상무보는 모두 언론사 사회면에 보도됐을 수준의 물의를 일으킨 바가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평판이 안좋은 편입니다. 이에 반해 장남인 김동관 사장은 그동안 단 한차례의 구설수 없이, 아버지를 도와 건실하게 경영에 참여하였고, 상당한 경영성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기업의 승계는 단순한 사회적인 평판만으로는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아버지 김승연 회장을 이어 김동관 사장이 그룹을 이끌게 될 것이라 믿는 결정적인 이유는 한화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가 될 에이치솔루션 지분의 50%를 김동관 사장이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한화그룹의 주요 사업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한화그룹 자체가 워낙 B2B에 특화된 관계로, 특별한 관심이 없다면 무슨 사업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그룹의 주요 회사들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다뤄볼 회사들은 한화그룹 3세 승계의 주요 플레이어가 될 거라 예상되기 때문에, 주의깊게 이해해보시길 바랍니다.

 

① 한화

한화는 한화그룹의 공식적인 지주회사입니다. 지주회사로서 그룹내 다른 상장회사를 지배하는 목적 이외에도, 나름의 자체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업형 지주회사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화건설 등과 같은 알짜 비상장 자회사들을 다수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향후 주가상승의 잠재력은 굉장히 큰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화건설은 추후 3남 김동선 상무가 물려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실제로 김동선 상무의 그간 커리어를 살펴보면, 대체로 건설업에 쏠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는 3세 승계의 이슈로 인해 한화의 주가는 늘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29세에 그룹총수에 오르며 최연소 재벌총수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김승연 회장도 이제는 나이가 나이인 만큼 (1952년생), 승계를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될 시기가 됐습니다. 현재 김승연 회장과 세 아들(장남 김동관 사장 4.44%, 차남 김동원 전무 1.67%, 3남 김동선 상무 1.67%), 그리고 이들 3형제가 소유하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의 한화지분을 모두 합치면, 35.62%입니다.

 

3형제 입장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22.65%를 그대로 증여받으면, 최고세율인 60%가 상속세율로 적용되기 때문에, 증여세로 지불해야만 하는 비용이 현재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무려 3,143억원(= 2조 3,125억원 × 22.65% × 60%)이나 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증여받는 방식으로 승계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며, 그룹내 자회사간의 합종연횡을 통해 한화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이미 많이 이뤄졌습니다.)

 

 

한화가 지배하고 있는 주요 상장회사들은 크게는 3개 사업군, 방위산업(항공우주), 화학(태양광), 금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중에서 금융에 속하는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등은 추후 차남인 김동원 전무가 가져갈 확률이 높으며, 일단은 3형제가 한화를 먼저 장악한 이후에 나오게 될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지금은 아예 배제하는 것이 전반적인 구도를 이해하는데 도움됩니다. 한화는 항공우주분야를 중심으로 방위산업에 주력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화학(전통), 태양광(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는 한화솔루션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② 에이치솔루션

다가올 3세 승계의 핵심이 될거라 예상되는 회사는 비상장 회사인 에이치솔루션입니다. (여기서 에이치는 한화의 영문명 H에서 따왔다고 보면 됩니다.) 에이치솔루션은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50%),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25%), 3남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25%)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현재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와 마찬가지로 지주회사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룹 내 주력회사인 한화에너지를 지배하고 있으며,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한화시스템의 3대 주주이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3형제가 100% 소유하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은 어떤 식으로든 김승연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화 지분 22.65%를 받아와야 됩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일단 그룹사들을 한번 쭉 둘러본 후에 살펴보겠습니다.)

 

이쯤에서 지난 2015년 한화그룹이 진행했던 삼성그룹의 화학, 방산부문 인수를 잠깐 살펴봐야 됩니다. 당시 김승연 회장은 삼성테크윈(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탈레스(한화시스템), 삼성종합화학(한화종합화학), 삼성토탈(한화토탈)를 약 1조 9,000억원에 인수했으며, 위 4개사는 현재 한화그룹의 핵심계열사로 성장하게 됩니다.

 

③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은 한화S&C와 삼성탈레스를 합병해서 만든 회사입니다. 3형제가 한화S&C의 지분 55.4%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화S&C가 그룹의 ICT사업을 도맡아 진행하는 과정에서 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한화S&C를 에이치솔루션과 물적분할하고, 삼성탈레스와 합병한 뒤, 한화시스템으로 상장을 시켜, 3형제(에이치솔루션)의 지분율을 상당히 희석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3형제가 한화시스템을 직접지배하는 구조에서 간접지배하는 구조로 바꿨을 뿐, 여전히 일감 몰아주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에이치솔루션은 결국 지분매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19년 11월 13일에 상장됐으므로, 지분매각은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 18개월 뒤부터 가능합니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에이치솔루션은 대략 2021년 5월 13일(목)을 전후로 지분을 매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면, 현시점의 시가총액를 기준으로 3형제가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약 2,831억원(= 2조 1,109억원 × 13.41%)으로 아버지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 22.65%을 승계받을 때 내야되는 증여세와 얼추 비슷합니다. (예상 증여세 : 약 3,143억원) 다만, 이렇게 하면 깔끔하긴 하지만, 3형제 입장에서는 워낙 손해가 크기 때문에 아마 다른 방법으로 한화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④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삼성테크윈이 모체인 기업이며,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한화테크윈이라는 비상장회사가 있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입니다. 한화테크윈은 CCTV 관련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 화성탐사와 같은 이슈로 인해 항공우주 관련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많은 주가의 상승이 있었습니다.

 

⑤ 한화솔루션

한화석유화학에서 시작된 한화케미칼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한화큐셀, 한화첨단소재)와 합병하면서, 한화솔루션으로 재출범하였습니다. 3개 사업부문의 성격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3명의 부문장이 각 사업을 맡아 책임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여전히 한화케미칼, 한화큐셀, 한화첨단소재라는 회사명을 직간접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사람이 바로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사장입니다.

 

최근 한화솔루션의 주가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저유가로 인해 케미칼(석유화학) 부문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 점도 있지만, 신재생에너지와 첨단소재가 미래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슈 1 : 승계는 어떻게 될까?

결국 승계는 ⓐ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의 최대주주가 되거나 ⓑ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이 합병될 때 완료됩니다. 앞서 설명드렸다시피, 가장 간단한 방법은 당장에 김승연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한화의 지분을 증여받는 것이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실행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혹은 에이치솔루션이 블록딜을 통해 김승연 회장의 지분을 사오는 방법도 있는데, 이 역시도 정말 급하지 않다면,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앤컴퍼니에서 경영권 분쟁이 났을 때, 조현범 사장이 이렇게 위기를 해결했습니다.)

 

따라서 제일 좋은 방법은 역시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을 합병하는 것입니다. 3형제 입장에서는 한화의 가치는 최대한 낮추고, 반대로 에이치솔루션은 가치를 최대한 키워, 합병비율을 최대한 유리하게 산정받고 싶을 것입니다. 삼성그룹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제일모직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가치를 극대화시켜, 합병비율을 유리하게 받았던 것과 동일한 방법을 사용하면 됩니다.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를 가장 극대화하는 방법은 에이치솔루션이 지배하고 있는 한화에너지,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 등을 상장시키는 것입니다. 또한 상장을 시킨 후에는 에이치솔루션과 1차 합병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에이치솔루션은 단순 지주회사에서 사업형 지주회사가 되기 때문에 더 큰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전단계를 마친 이후에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와 합병한다면, 3형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합병비율을 산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수소트럭업체인 니콜라로의 지분투자 역시 같은 맥락에서 살펴보면, 결국에는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직접 투자를 진행했던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아직 비상장 회사인 관계로 현재는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6.05%를 소유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각각 5,000만달러씩 총 1억달러(약 1,200억원)를 니콜라에 투자했습니다. 대충 평단가가 $4~5 정도 될거라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 대비 이미 400~500%의 수익을 얻은 상태입니다. 그간 한화그룹의 행보로 봤을 때 손쉽게 니콜라 지분을 매각할 거라 예상되지는 않으며, 만약 니콜라의 주가가 추세전환을 해서 상승하게 된다면, 지배구조의 가장 상단에 있는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는 훨씬 더 탄력적으로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슈 2 : 한화종합화학 상장

한화에너지의 비상장 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이 올해 상장될 예정입니다. 현재 한화종합화학의 지분구성을 살펴보면, 한화에너지(39.16%), 한화솔루션(36.05%), 삼성물산(20.05%), 삼성SDI(4.05%)입니다.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과의 빅딜에서 삼성 측의 배려로 24.1%의 지분을 그냥 놔둔 상태에서 한화그룹이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했습니다. 대신 2021년까지는 삼성종합화학(한화종합화학)을 상장하기로 했으며, 상장을 못할 경우 한화그룹 측에서 이를 인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실제로 한화종합화학을 상장시키면, 한화그룹과 삼성그룹 모두에게는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삼성 측,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에는 삼성생명법 때문에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해야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대략 20조원에 가까운 현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한푼이라도 아쉬운 시기에 한화종합화학의 상장은 당장에 목돈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한화종합화학 상장시 크게는 3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 기존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공개매각하는 방식인 구주매출입니다. 만약 한화솔루션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을 구주매출에 참여시킨다면, 한화종합화학은 오롯이 한화에너지가 지배하게 되기 때문에, 이는 한화에너지와 에이치솔루션의 주가를 밸류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또한 추후 연쇄합병을 하다 보면 순환출자구조가 형성될 수도 있는데, 그 고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아마 3형제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서 신규 투자자를 모으는 방식인 신주공모입니다. 물론 신주를 발행하게 되면, 현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나쁠 것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신주공모시, 지분희석 문제와 함께 한화솔루션, 한화의 가치도 함께 상승하게 되기 때문에 3형제 입장에서는 덜 선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 구주매출과 신주공모를 함께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장단점이 적당히 섞여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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