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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주식

LX하우시스, 주가를 바꿀 3가지 이슈

by 쉼 표 2021. 8. 2.

요새 고민이 많습니다. 지난 2020년 8월부터 10월까지의(1차조정) 악몽과도 같던 조정이 반복되고 있는데, 도대체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때도 이미 코스피 지수가 1,439에서 2,300까지 쉼 없이 단숨에 올라온 상태였기 때문에, 고점에 대한 논란이 많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동안 아무도 가보지 못했던 3,200을 바라보며 움직이고 있기에, 두려움이 느껴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더 늦지 않게 크게 2가지 준비를 시작해야 될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더 열심히 산업분석과 종목분석에 힘을 쏟아야 되며, 이번 2차조정이 끝나고 찾아올 3차상승와 3차하락을 대비해야 됩니다. 지난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월 중순까지의 2차상승기 동안 현재 겪고 있는 2차조정을 대비하지 못한 분들은 당장 상승기 이후부터 수익을 만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코스피 주가흐름

 

저 역시 수시로 수익실현을 해서, 현금비중을 50% 넘게 확보하긴 했지만, 종목선정에 대한 준비가 충분치 않아, 공부가 어느 정도 끝났던 일부 유통관련 경기민감주 섹터에서만 수익을 조금 만들었을 뿐입니다. 주가가 급등했던 해운업과 같은 시클리컬(cyclical) 산업들에 대한 공부를 미리 못한 것이 너무나도 아쉽기도 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주식, 부동산 이외에 제가 할 수 있는 투자처를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금도 좋고, 외환도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는 지금의 대세상승장 이후를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업도 수급 앞에서는 장사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셀트리온만큼 좋은 회사가 국내에 정말 드물다고 생각하지만, 현재와 같이 꺾여버린 투심 앞에서는 주가가 맥을 못출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마도 치료제 이슈가 걷힌 뒤, 구체적인 합병절차를 밟는다거나 다른 바이오시밀러에 관한 기대감이 생겼을 때가 다시 본격적인 상승기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대세상승장이 끝나도 주식투자를 완전히 접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예수금을 줄이고, 종목의 색깔을 바꾸는 작업이 있을 뿐입니다. 오랜 기간 한국 증시에 투자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각종 이벤트를 겪어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대세가 바뀌는 조정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찾아옵니다. 절대 지금처럼 온갖 탈출신호를 다 주면서, 도망칠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이번에 살펴볼 LX하우시스는 지난 5월 1일에 LX그룹으로 계열됐으며, 기존 LG하우시스에서 기업명이 변경됐습니다. 현재 LX하우시스는 건축자재 사업부와 자동차소재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건설, 자동차와 같은 전방산업의 경기에 실적이 많이 좌지우지되는데, 현재 정부가 부동산 공급에 정책의 방점을 찍은 만큼, 건설주의 주가가 먼저 치고 나간 상태이므로, 이들 건설회사에 건자재를 납품하는 후방업체들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슈 1 : 자동차소재 사업부 매각

그간 LX하우시스의 매출구조를 살펴보면, 건축자재 사업부가 돈을 벌어오면, 자동차소재 사업부가 이를 까먹는 구조였습니다. 전략통으로 유명한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하우시스를 LX그룹에 편입시킴에 따라, 이를 계기로 대대적인 사업부 물갈이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LX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 사업부가 올해 상반기 중으로 현대비앤지스틸에 매각될 예정입니다.

 

사실 자동차소재 사업부는 어떻게 보면 미래 먹거리가 될 수도 있는 괜찮은 신사업입니다. 그동안 LG그룹 차원에서 진행했던 대규모 투자를 발판삼아 탄소섬유를 비롯한 각종 소재관련 나름 괜찮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경량화된 자동차 부품들을 개발해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품이 경량화되면 자동차의 무게가 줄어들기 때문에, 연비가 좋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지배회사인 현대제철을 비롯한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LX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 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다만, 현대비앤지스틸의 기업규모가 생각보다 작아서, LX하우시스의 사업부를 실제 인수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LX하우시스 입장에서는 만약 매각이 된다면, 앞으로 주력사업인 건축자재 사업에만 몰두할 수 있기에 한결 부담이 덜할 것 같습니다. 물론 상당한 영업이익의 상승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입니다.

 

LX하우시스 사업부별 매출, 영업이익

 

자동차소재 사업부의 영업적자는 지난 2019년 약 220억원, 2020년에는 무려 450억원에 달합니다. 이 적자만 덜어내도 LX하우시스의 영업이익은 상당히 회복될 텐데, 보수적으로는 910억원(=710억+200억), 공격적으로는 1,110억(=710억+400억)까지도 충분히 가능할 거라 예상됩니다. 다만, 매각시점이 중요합니다. 매각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영업적자가 누적되기 때문입니다. 아마 LX그룹이 분할된 이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LX하우시스 주가흐름

 

최근 건설경기의 호황으로 올해만큼은 매출이 예년과 유사하거나 굉장히 좋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만약, 추가적인 매출이 발생해 지난 2017년의 영업이익인 1,460억원 언저리까지 회복하다면, 주가 역시 당시의 주가로 회귀할 것입니다. 다만, 지난 1월 26일에 급등이 한번 나왔기 때문에, 그날 고점에서 물린 물량이 해소될 때까지는 좀 더 기다려야 될 것 같습니다.

 

추가 업데이트

지난 3월 31일, LX하우시스가 현대비앤지스틸과의 자동차소재 사업부 매각협상을 중단한다는 공시를 올렸습니다. 아마도 현대비앤지스틸 입장에서는 한동안의 적자를 감내하면서까지 추가적인 투자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한편에서는 만약 현대비앤지스틸의 매수의지가 확고했다면, 지켜도 되고 안지켜도 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 아니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 양해각서 (MOU / Memorandum Of Understanding) : 법적구속력 없음.
· 주식매매계약 (SPA / Share Purchase Agreement) : 계약불이행 시 손해배상책임이 있으므로, 강제력이 있음.

 

LX하우시스 자동차소재 사업부의 매각협상 중단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의 향방이 솔직히 묘연하긴 합니다. 이미 MBK파트너스와의 협상도 한차례 결렬됐었기 때문에, 또 다른 협상 파트너를 찾을 수 있을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앞으로의 주가 움직임이며, 단기적으로는 자동차소재 사업부의 향방에 달려있을 것 같습니다. ⓐ 만약 다른 협상 파트너를 찾아낸다면, 단번에 주가는 회복될 것입니다. 하지만 ⓑ 추진하던 매각을 접고, 그냥 사업부를 유지하겠다는 의사결정을 하면, 추가적인 주가하락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 사업부를 아예 구조조정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는 집행하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고통스럽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주가가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예측이 안됩니다. 구조조정을 하는 것 자체는 주가에 긍정적이긴 하지만, 분명 이런저런 잡음이 많이 터져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슈 2 : 건축법 개정, 스티로폼 단열재 사용금지 법안

이 부분은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최대한 간단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일단 샌드위치 패널을 먼저 이해해야 됩니다. 샌드위치 패널은 2장의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이나 폴리우레탄을 넣은 건축자재입니다. 이런 샌드위치 패널로 외벽을 만든 건물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샌드위치 패널은 가격이 저렴하고, 공사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주로 공장이나 창고를 지을 때 많이 사용됩니다.

 

샌드위치 패널

 

문제는 이 샌드위치 패널이 화재에 굉장히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불길이 한번 패널의 철판 사이를 훑는 순간, 스티로품에 불이 붙는 것은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이지만, 반대로 화재를 진압할 때는 철판 때문에 소방차의 물이 침투가 안돼, 불길을 잡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합니다.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들을 살펴보면, 대개 이런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샌드위치 패널 때문에 화재가 나는게 아니라, 일단 화재가 났을 때, 샌드위치 패널이 화재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건축법이 개정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샌드위치 패널 자체를 복합재로 보고, 복합재의 화재안전성능을 평가했지만, 이제는 외부 철판들을 떼고, 내부 단열재(심재)만으로 화재안전성능을 평가하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해당 법안은 2021년 12월 23일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당연히 스티로폼이나 폴리우레탄은 화재안전기준을 절대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단열재는 준불연성이나 불연성 제품으로 옮겨가야 됩니다. (준불연성은 700도에서 10분동안 견뎌낼 때 받을 수 있습니다.)

 

단열재 종류

 

지난 2018년 기준, 단열재 시장에서 스티로폼과 폴리우레탄 단열재가 차지하던 점유율은 각각 60%, 23%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었기에, 법안이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2022년부터는 준불연성 제품인 PF(페놀폼)를 생산하는 LX하우시스나 불연성 제품인 글라스울을 생산하는 KCC, 벽산에게 많은 수혜가 돌아갈거라 예상됩니다. 참고로 당시 글라스울의 시장점유율은 17%였습니다. 즉, LX하우시스가 생산하는 PF는 지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도입된 신제품이나 다름없습니다. (최근 단열재 시장점유율 자료를 못찾았는데, 확실한 것은 LX하우시스의 PF 실적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LX하우시스 PF단열재 생산라인 증대

 

PF의 가장 큰 약점은 단가가 경쟁 단열재들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는 점입니다. 이점을 극복하기 위해 LX하우시스는 추가적인 PF의 생산라인을 증설하면서, 규모의 경제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LX하우시스의 PF는 친환경성 인정을 받음에 따라, 이를 사용한 건설사 입장에서는 용적률 등에서 건축기준 완화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기존 B2B 사업이 더 잘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LX하우시스 PF단열재 친환경성 인증

 

이슈 3 : 건자재부문의 B2C 공략

LX하우시스 건축자재 사업부의 유일한 문제는 바로 낮은 영업이익률입니다. 이는 오랫동안 B2B에 몰두하면서, 건설사와의 관행이 이런 식으로 굳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대폭 인상됨에 따라, 앞으로 리모델링이나 셀프 인테리어의 유행이 기대되면서, LX하우시스도 B2C를 적극적으로 챙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테리어 온라인 사이트(LX지인몰)를 개편하는가 하면, LG전자 베스트샵이나 이마트 일렉트로마트에도 자사제품을 배치하면서, 고객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습니다. 건자재는 B2C가 고마진 영역이기 때문에, 이러한 움직임은 상당히 좋아 보입니다.

 

그동안은 종목분석을 하면서, 가격에 관한 언급을 일체 안했는데, 이번에는 흐름상 어쩔 수 없이 했습니다. 그 누구도 투자수익을 보장해주지 않기에, 스스로 종목선정을 하고,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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