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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노트/주식

새롭게 출범하는 LX그룹의 지배구조

by 쉼 표 2021. 7. 28.

LG그룹은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① 장자승계와 ② 여성들은 경영에서 제외되는 다소 유교적인 경영철학을 벌써 4대째 지켜온 그룹입니다. LG그룹이 이 원칙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는데, 구본무 LG그룹 3대회장이 아들이 없었던 관계로,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구광모 LG그룹 4대회장)을 양자로 입적시켜, 대를 잇게 했을 정도입니다.

 

 

또한 LG그룹의 장자승계가 마무리됐을 경우에는 ③ 선대회장의 형제들이 계열분리를 해서 독립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독립해서 나간 그룹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LIG그룹, LS그룹, GS그룹(동업자관계 청산), LF그룹, LB그룹, 희성그룹, LT그룹 등이 있습니다. 구씨가문 자체가 인화(人和)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승계과정 간에 형제들(구씨)이나 동업자들(허씨)간에 별다른 분쟁없이 계열분리를 했습니다. 형제들 간에 피 튀기는 경영권 분쟁이 빈번한 요즘, 이런 평화적인 계열분리는 나름 귀감이 되기도 합니다. 이제는 LX그룹이 나갈 차례입니다.

 

LG그룹 가계도

LG그룹은 대한민국 건국이후 경제성장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함께 해온 기업인 만큼, 그룹총수로 벌써 4대회장이 취임한 상태입니다. 워낙 많은 회사들이 계열분리된 탓에, 하나하나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올해 LG그룹의 주주총회 이후에 설립하게 된 LX그룹은 충분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LG그룹 가계도

 

이미 LG그룹이 구광모 4대회장 체제로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 독립해서 나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나 구본식 LT그룹 회장처럼 구본준 LG그룹 고문 역시 올해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계열분리를 했습니다. 참고로 구본식 LT그룹 회장은 2018년까지만 해도 희성그룹의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었지만, 2019년 초에 희성그룹의 계열사를 가지고 나와 LT그룹을 설립했습니다.

 

그동안 구본준 LG그룹 고문은 구본무 LG그룹 3대회장의 요청으로 그룹 내 전략통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구본준 고문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LG전자를 비롯한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의 주요 요직들을 거친 것으로 확인됩니다. 계열분리가 될 그룹명은 LX그룹이 될 것이며, 이전 사례들과 비슷하게 럭키 금성(Lucky Goldstar)의 L을 따와서 지은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럭키 금성의 예전 이름은 락희 금성이었으며, 희성그룹이 이를 기반으로 회사명을 명명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LX그룹의 계열분리 방법

LX그룹은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를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계열분리됐습니다. (참고로 물적분할은 결국 LG 밑에 종속하는 방식이므로, 계열분리라고 할 수 없습니다.) 기존 LG의 주주들은 신설되는 LG와 LX홀딩스 주식을 분할비율에 맞춰 나눠가지게 되며, 현재 발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분할비율은 별도 재무제표상 순자산 장부가액에 따라 LG가 0.9115879, LX홀딩스는 0.0884121로 정해졌다고 합니다. 대략 9:1 정도의 비율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지주회사 LG의 인적분할

 

대주주 입장에서 인적분할은 현재의 지분율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분할 간에 경영권 방어 등을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히려 구광모 LG그룹 회장 입장에서는 LG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구광모 회장에게 필요없는 LX홀딩스의 주식을 구본준 고문에게 주고, 대신 구본준 고문에게 별다른 도움이 안되는 신설 LG의 주식을 받아오는 스왑(swap)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LX그룹의 계열분리는 올해 LG 주주총회때 안건으로 상정돼서 최종결정됐으며, 공식적으로는 5월 1일(토)에 분할됩니다. 이에 따라 LG는 4월 29일(목)부터 5월 26일(수)까지 매매가 정지되며, 이후 재상장 예정일인 5월 27일(목)부터 거래가 재개될 예정입니다. 이때부터 거래창에서 LX그룹의 회사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X그룹의 지배구조

현재 LX그룹으로 계열분리될 LG그룹의 계열사들은 신설되는 LX홀딩스를 제외하면, 총 5개이며, 그 대상은 LG상사, 판토스,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입니다. (이중에서 판토스와 LG MMA는 현재 비상장 회사입니다.) 당연히 기존 LG라는 그룹명 대신 LX라는 그룹명이 달리게 되며, 이 기회에 회사명을 아예 바꿔버린 회사들도 있습니다. LX인터내셔널이 될 LG상사와 LX세미콘이 될 실리콘웍스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 회사들이 각각 LX그룹의 캐시카우와 신성장 동력이 될 거라 기대되기 때문에, 아마 회사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차원에서 기업명을 수정했을 거라 생각됩니다.

 

LX그룹 지배구조

 

① LG상사 → LX인터내셔널

LG상사의 사명은 애초에 거론되던 LX글로벌 대신 LX인터내셔널로 최종확정됐습니다. 한국의 5대종합상사를 뽑아보라고 하면, SK네트웍스, 포스코인터내셔널(대우인터내셔널), 삼성물산,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현대종합상사)와 함께 LX인터내셔널을 꼽고 있으며, 아무리 종합상사가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이들의 외형적인 규모는 여전히 매우 큰 편입니다. 특히, 요새는 종합상사라는 타이틀을 떼고,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이 특징인데, LX인터내셔널 역시 이 대열에 동참한 것 같습니다.

 

LX그룹 주요계열사 실적

 

실제로 현재 정관변경을 통해 사업목적이 추가하고 있는 과정으로 확인되는데, 추가되는 사업들을 살펴보면 상당히 시대정신에 부합되는 섹터들이 많아 기대가 됩니다. 참고로 이들 신규사업들은 현재 LG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전자, 화학, 통신사업들과는 전혀 궤를 달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 폐기물, 폐기물 처리시설과 관련된 사업이 LX인터내셔널의 비상장 자회사인 LX판토스와의 연계 가능성이 높아, 굉장히 유망하다고 생각됩니다.

 

ⓐ 관광업, 숙박업
ⓑ 통신판매업, 전자상거래
ⓒ 폐기물 수집·운송,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운영
ⓓ 디지털콘텐츠 제작, 유통
ⓔ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바일앱 개발·운영·판매
ⓕ 데이터베이스·온라인정보 제공업
ⓖ 의료검사·분석·진단 서비스업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들 중에는 수출입업 뿐만 아니라 해외자원개발 등과 같은 사업이 있는데, 올 한해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될 거라 예상되고 있고 있으므로, 이익개선의 여지가 굉장히 높을 것 같습니다. 또한 지배하고 있는 LX판토스가 앞으로 상장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에도 LX인터내셔널의 주가는 다시 한번 재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② 판토스 → LX판토스

LX판토스는 해상, 항송운송 국내 물동량 1위인 글로벌 종합물류회사입니다. 원래도 범LG가에 속하던 회사였지만, 지난 2015년 LG상사가 판토스를 인수하면서, 아예 LG그룹 품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애초에 LX판토스가 운송과 관련해서 좋은 역량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LG그룹의 수출입 물동량을 소화하면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외형적인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비상장 회사이기 때문에,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지만, 2가지 중요한 이슈가 있습니다. ⓐ 의약품 콜드체인 관련주라는 점입니다. LX판토스는 국제항공운송협회가 발급한 의약품항공운송품질 인증을 획득한 국내 유일의 물류업체입니다. 코OO 백신이나 치료제, 진단키트 등의 수출입을 해낼 수 있는 국내에서는 단 하나밖에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의약품 콜드체인과 관련된 이슈가 떠오를 때면, LX판토스의 지배회사인 LX인터내셔널의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시길 바랍니다.

 

진행요정, 배우 이경영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 LX판토스는 추후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 LX인터내셔널에 투자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관련 뉴스에 주목해야 됩니다. 예상시기는 현재 예측이 안되지만, LX인터내셔널이 지분을 51% 밖에 안가지고 있는 관계로, 급하게 진행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③ LG하우시스 → LX하우시스

LX하우시스는 건축자재, 즉,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에 필요한 각종 창호, 바닥재, 인조대리석 등을 취급하는 회사입니다. 역시나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굉장히 건실한 회사입니다. 사실 LX하우시스에게는 그동안 한가지 큰 짐이 있었는데, 바로 자동차소재 사업부입니다. 자동차용 내장재를 취급하던 자동차소재 사업부는 매년 200~400억에 가까운 적자를 내고 있었습니다. 다만, 해당 사업부는 연내에 매각될 것으로 보이며, 매각에 성공하면, LX하우시스의 영업이익은 단번에 1,000억원 전후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020년 LX하우시스의 영업이익은 710억원이었습니다. 따라서 자동차소재 사업부의 적자를 보수적으로 200억을 잡으면 910억(=710억+200억)으로 28.2% 껑충 성장하게 되며, 공격적으로 400억을 잡으면 1,110억원(=710억+400억)으로 무려 56.3%나 성장하게 됩니다. 당연히 LX하우시스의 주가에는 엄청난 호재로 작용할 것입니다. (마치 LG전자가 만년 적자였던 휴대폰 사업본부를 매각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입니다.)

 

자동차소재 사업부를 매각하는 시점은 역시 LX그룹이 계열분리를 한 이후가 될 것이며, 매각하기 전까지는 계속 적자가 쌓일 것이므로, 그리 늦지 않은 시기에 매각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MBK파트너스, 현대비앤지스틸 등이 인수대상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확정된 것이 없습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④ 실리콘웍스 → LX세미콘

LX세미콘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일단 기본적으로 반도체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간략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반도체의 종류는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가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며, 비메모리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반도체를 뜻하며, 대표적으로 시스템 반도체가 있습니다. (사실상 비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는 동의어나 마찬가지입니다.) 시스템 반도체는 저장된 정보를 바탕으로 연산 혹은 명령을 내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참고로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 최강국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전세계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메모리 반도체와 대비되는 용어인 비메모리 반도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연히 4차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시스템 반도체입니다. 이 시스템 반도체는 기존에 컴퓨터, TV(디스플레이), 핸드폰 등에만 들어갔지만, 앞으로 나오게 될 자율주행차는 물론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연결할 수 있는 모든 가전제품에 다 들어갈거라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대략 30% 정도되며, 나머지 70%가 비메모리 반도체, 즉 시스템 반도체입니다.

 

더불어 반도체 생산은 크게 설계하는 단계인 팹리스(fabless)와 생산하는 단계인 파운드리(foundry)로 나눌 수 있습니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는 반도체를 설계하면서 동시에 생산하는 것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보통은 전문적인 회사가 따로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팹리스 회사는 NVIDIA가 있고, 파운드리 회사는 TSMC가 있습니다. (아마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LX세미콘은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팹리스 전문회사입니다. 실제로 글로벌 상위 50위권 내에 있는 한국의 팹리스 업체는 LX세미콘 하나밖에 없습니다.

 

LX세미콘의 매출 대부분은 그간 LG그룹 내에서 발생했습니다. 특히 작년부터 디스플레이의 수요가 워낙 많다보니, LG디스플레이향 실적이 좋았지만, 올해는 삼성전자 등에서도 팹리스 주문이 들어오고 있는 만큼 매출처가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LX인터내셔널과 LX하우시스가 LX그룹의 당장의 캐시카우가 되겠지만, 미래의 성장은 LX세미콘이 주도할 거라 예상됩니다. (솔직히 LX세미콘은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더 매력적인 종목인 것 같습니다.)

 

⑤ LG MMA → LX MMA

LX MMA는 석유화학제품 중 하나인 MMA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영업이익율이 다른 LX그룹의 계열사들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긴 하지만, 현재 비상장사인 관계로 당장에는 딱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LX판토스와 함께 LX MMA 역시 나중에 상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정도는 참고해두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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