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니, 애초에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 바이러스를 제압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오만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지난 2020년 2월쯤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될 당시만 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모든 것이 예전처럼 돌아갈거라 믿었었다. 하지만 무려 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전히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
인간 vs 코로나 바이러스
물론 이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백신접종을 통해 면역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혹시라도 감염되더라도 바이러스의 치명률 자체가 낮아져서 의료시스템이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근데 요사이 한국은 일단위 무려 100,000명에 달하는 사람이 확진되고 있다. 불과 몇달 전만 해도 확진자가 1,000명만 넘어도, 사회가 붕괴될 것 같은 공포감을 느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이제 어느 정도는 정부도 코로나 통제를 포기하고, 리오프닝에 들어갔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런 말도 안되는 확산은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면서부터다. 직전 주도종이었던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율이 훨씬 강력하긴 하지만, 치명률이 떨어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반농담 삼아 차라리 이참에 싹다 확진돼서 집단면역을 갖는 게 낫겠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놀랍게도 이게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실제 인도의 사례를 보면, 이전 주도종인 델타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지만, 현재 오미크론이 주도된 상황에서는 의외로 잘 버티고 있다. 이는 이미 지난 대규모 감염을 통해 어느 정도 집단면역을 이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참고로 델타변이 바이러스 역시 이전 변이 바이러스들에 비해 전파율이 강하지만, 치명률은 다소 떨어진다는 특징이 있었다. 물론 오미크론에 비해서는 치명률 훨씬 높기 때문에 상당한 홍역을 치렀던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 한국에서 엄청난 수의 확진자가 생기는 것 자체는 엄청난 부담이지만, 긍정적으로 판단해볼 측면도 분명 있다. 혹자는 코로나 확산 초창기 미국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며 비관론을 내놓는데, 상황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한마음 한뜻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협조적으로 임하면서, 백신과 치료제를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을 뿐만 아니라 확보된 백신의 접종을 빠르게 마쳐, 어느 정도 집단면역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스텔스 오미크론 뜻, 5가지 증상
문제는 새롭게 발견되고 있는 스텔스 오미크론(BA.2)이다. 기존 오미크론(BA.1)보다 치명률이 높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만약 스텔스 오미크론이 람다변이 바이러스처럼 치명률만 높다면, 주도종이 되기 전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최대한 감염률 자체를 떨어뜨리면 되는데, 기존 오미크론처럼 전파율도 높다는데 문제가 있다. 즉, 전파율과 치명률이 모두 높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스텔스 오미크론을 기존 오미크론의 하위변종이 아닌 아예 다른 변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스텔스 오미크론 5가지 증상
뿐만 아니라 스텔스(stealth)라는 말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스텔스 오미크론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PCR검사로는 구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스텔스 오미크론의 증상은 기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들과 거의 동일하다. ① 기력부족, ② 두통, ③ 인후통, ④ 재채기, ⑤ 콧물이 발생한다. 예외적으로 미각이 마비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즉, 스텔스 오미크론에 걸려도 계속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백신에 대한 믿음이 많이 떨어진 요즘 같은 시기에 백신제조사들의 말을 믿어야 될지 모르겠지만,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맞으면 스텔스 오미크론 감염 역시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즉, 스텔스 오미크론 역시 오미크론의 일종이므로, 부스터샷을 맞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견이 많은데, 현재로서는 진실을 알 수 없다.) 물론 이전에 코로나에 감염돼서 혹은 백신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이미 갖췄다면, 재감염될 확률이 떨어지고,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까지 약화될 확률도 떨어진다고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번 확산을 어떤 식으로 인식하고 대응할지가 아닐까 싶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싶은 사람들은 부스터샷을 빨리 맞으면 된다. 백신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 스스로 감염되지 않도록 방역활동에 만전을 기하면 된다. 마스크를 생활화하고, 가급적 외부활동을 줄여가면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스텔스 오미크론의 확산 타이밍이 마침 리오프닝이 진행되고 있는 시기와 맞물려 다소 안좋긴 하지만, 그리 큰 위험으로 번지지 않길 기도할 뿐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