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기억나는 30살의 어느 날이다. 대리 승진을 앞둔 햇병아리 직장인이라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었다. 종무식때 본부장님이 직접 언급해주셔서 알게 됐는데, 그해 나는 365일 중에 정확히 일주일 빠진 358일을 출근했었다. 정말 말도 안될 정도로 일을 열심히 했고, 회사의 온갖 술자리에도 빠짐없이 다 찾아다니며 인맥쌓기에도 몰두했었다. 당시 나는 회사에서의 성공만이 마치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살았다.
주간회의가 있어 평소보다 바쁜 월요일, 회의자료의 오탈자를 수정해 팀장님께 보고하고, 막 숨을 돌리려는 순간에 갑자기 이제까지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복통을 느꼈다. 뭔가 뾰족한 걸로 옆구리를 쑤시는 듯한 느낌이었다. 긴장해서 그랬나 싶어 참아봤는데, 이건 도저히 참을 수 있을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사실 여기까지만 기억나고, 이후부터는 아무것도 제대로 기억나는 것이 없다. 일어나 보니 응급실이었다.
응급실에 동행온 대리님 말로는 내가 사무실에서 거의 기절했고, 앰뷸런스를 불러 병원 응급실에 와 진통제를 먹고 이런저런 검사를 해서 요로결석(尿路結石) 임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놀라운 점은 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안난다는 것이다. 이후 대리님은 팀장님께 내가 과로해서 쓰러졌다고 보고했고, 그리고 이게 좋은 조짐이 됐는지 승진에는 미끄러지지 않고 성공했다.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라고 정신승리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던 나의 30살인데, 왜 이리 많이 후회되는지 모르겠다.)
요로결석 뜻, 치료법
왠지 모르게 쪽팔린 병인 요로결석은 오줌이 다니는 길목을 돌멩이가 막으면서 발생한다. 외관상으로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얼마나 아플까 싶은데, 실제로는 임산부들이 겪는 출산의 고통과 맞먹는다고 한다. 당시 나도 너무 비현실적으로 아파서 이게 꿈인가 싶었을 정도였다.
그런데 어떻게 돌멩이가 요로에 생길 수 있을까? 쉽게 얘기해서 소금 같은 결정이 생겼다고 생각하면 된다. 요산이나 칼슘, 나트륨 같이 결정화(結晶化)되기 쉬운 물질 등이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고 덩어리를 형성하는 것이다. 특히 여름에는 땀으로 수분이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이런 결정화 현상이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평소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정말 주의해야 된다. (실제로 물이 귀한 중동지역에는 요로결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 돌멩이가 위치한 곳에 따라 신장결석, 요관결석, 방광결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에서 요관이 가장 길고 가늘다 보니 발병확률이 제일 높다. 기본적으로 초음파나 엑스레이를 통해 결석의 위치와 크기를 찾아내는데, 나는 다행히 돌멩이의 크기가 생각보다 작아 물을 2~3리터씩 매일 마셔서 자연배출 하는 걸로 끝냈다. (참고로 너무 많은 물을 마시는 것은 신장에 과부하가 생기기 때문에 도리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된다.) 만약, 돌멩이의 크기가 크면, 체외충격파 시술을 통해 돌멩이를 쪼개야 된다.
요로결석 예방법
뭔가 원시적이긴 한데, 수박을 많이 먹고 줄넘기를 하는 것은 이미 생긴 결석을 자연배출 하건 예방에 도움을 준다. 수박에는 다량의 수분과 함께 이뇨작용을 활발히 하는 시트룰린(citrulline)이 포함되어 있어, 평소 요로결석에 자주 걸리는 사람들은 수박을 추천한다. 줄넘기 역시 굉장히 도움되는 운동인데, 물리적으로 결석을 위아래로 움직여 자연배출 되도록 돕는다.
식사는 저염식이 좋으며, 시금치, 파슬리 등에는 옥살산(oxalic acid)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옥살산이 결정화가 잘되기 때문에 재발이 잘되는 사람들은 섭취를 피해야 된다. 의외로 요로결석은 젊은 20~40대가 많이 걸리는 병이다. 그리고 성별을 크게 가리지 않는데, 통계를 보면 남성과 여성의 발병비율이 대략 2:1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요로결석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가 화제가 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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