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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이슈

파이브 아이즈 뜻, 유래 (+향후 전망)

by 여의도 제갈량 2021.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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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하원의 군사위원회 산하 정보특수작전 소위원회에서 2022년 국방안보 예산을 결정하는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개정안에 기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대상국에 한국과 일본, 인도, 독일을 추가시켜야 된다는 안이 포함되어, 엄청난 파장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뉴스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봤는데, 이 4개 국가들 중에서 South Korea를 가장 먼저 언급하는 장면에서 솔직히 소름이 확 돋았습니다.) 도대체 파이브 아이즈가 뭔데 이렇게나 이슈가 되는 것일까요? 파이브 아이즈의 뜻과 유래, 그리고 추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파이브 아이즈 뜻과 유래

파이브 아이즈는 말 그대로 다섯개의 눈을 의미합니다. 눈은 보통 정보기관이나 첩보기관을 상징하는데, 실제로 파이브 아이즈는 정보동맹체를 의미합니다. 한국과 미국은 서로 어려울때 무려 군대를 파견했을 정도로 이미 서로 가까운 동맹국인데, 정보동맹이 무슨 상관일까 싶습니다. 실제로 동맹에는 여러가지 등급이 있습니다. 금전(차관)이나 구호물품(백신) 등을 인도적인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 가장 약한 단계라면, 자국민이 희생될 수 있는 전쟁에 군대를 파견하는 것이 그다음 단계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미국을 언급할 때 굳이 혈맹(血盟)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입니다.

 

동맹의 3단계

 

파이브 아이즈는 그 이상의 최상위 동맹체를 의미합니다. 파이브 아이즈에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속해 있으며, 주로 영(英) 연방계 국가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들 국가들의 군대와 정보기관은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파이브 아이즈의 주요 골자입니다. 즉, 미국과 영국의 국방부는 서로가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공유되는 정보에는 1급 군사정보와 기밀정보 등이 있으며, 극비 수준의 첩보와 산업기밀, 테러징후 등이 구체적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파이브 아이즈 가입국

 

파이브 아이즈는 사실 굉장히 오래된 동맹체제이지만, 지난 2013년이 돼서야 그 실체가 드러났을 정도로 굉장히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운영됐습니다. 이마저도 예상치 못했던 폭로에 의해 밝혀졌으며, 심지어 미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 중 하나라 알려진 이스라엘도 파이브 아이즈의 멤버로 참여하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파이브 아이즈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에 미국과 영국이 정부공유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으며, 이후 1948년에 캐나다가, 1956년에 호주와 뉴질랜드가 참여하면서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 승전국에 일원이었던 러시아(소련)와 중국을 필두로 한 공산주의 진영이 급부상하면서, 당시 미국은 자유주의 진영에서 가장 믿을만한 우방국가들을 묶은 개념으로 파이브 아이즈를 창설해 대항했다고 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냉전이 끝난 지금은 G2 수준으로 부강해진 중국이 미국의 주요 경쟁자이자 적성국(敵性國)입니다. (물론 여전히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역시 경계대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정권 들어서 부터는 아예 대놓고 중국과의 분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에 있었던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인도 태평양 지역의 전략강화를 본격화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0년에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연합해서 4자 안보회의인 쿼드(Quad)를 발족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중에서도 호주는 현재 중국과 본격적인 무역분쟁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호주의 철광석을 중국에 수출하는데 제한을 걸기 시작했으며, 이에 중국 역시 호주의 와인에 엄청난 관세를 부과해 수입이 어렵도록 만드는 경제제재를 통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미중무역분쟁과 닮은꼴인 만큼 사실상 호주는 미국을 대신해서 대리전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적대적인 국가들의 눈(eyes)에 손상을 입히겠다는 발언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파이브 아이즈 향후 전망

파이브 아이즈는 단순히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의 승전국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만약, 한국이 정말 미국과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파이브 아이즈의 일원이 된다면, 국가의 위상이 예전과 완전히 달라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미국은 파이브 아이즈 일원들을 심장까지 내어줄 수 있는 운명공동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일본은 끈질기게 파이브 아이즈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독 미국에게 만큼은 바짝 엎드리는 모습을 보이던 일본은 최근 강력한 영일동맹 구축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5+1 eyes 설립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일본의 이런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발휘하며, 퀸 엘리자베스급 영국의 주력 항공모함이 일본 근해에 장기간 머물며 합동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항공모함이 미국과 주변국 이외에 머물러있었던 사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보면, 상당히 이례적이긴 합니다.

 

이렇게 좋은 파이브 아이즈 참여를 왜 걱정해야 될까 싶은데, 문제는 중국 때문입니다. 한국은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늘 함께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해야 되는 현상황에서 한국정부가 적극적으로 파이브 아이즈 참여를 위한 외교적인 움직임을 보인 순간, 반드시 중국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파이브 아이즈에 가입하는 순간 미국의 편이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므로, 당연히 지난 2017년에 있었던 사드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경제제재가 또다시 재현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앞서 언급한 쿼드에도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쿼드는 일본이 주도했다는 이유 때문에 거절할 명분이라도 있었지만, 파이브 아이즈는 누가 봐도 미국이 주축이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물론 결국에는 안보를 언제나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반드시 가입할 수밖에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어떻게든 경착륙이 아닌 연착륙을 할 수 있도록 외교적인 역량을 발휘해야 합니다.

 

최악은 일본만 파이브 아이즈에 참여하는 상황입니다. 이는 마치 6·25 사태가 발발하기 직전 미국의 극동방위선에서 한국이 제외된 체 에치슨 라인(Acheson line)이 선언됐을 때와 비견될 정도의 충격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당시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은 전혀 다른 위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입장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것이 쉽지 않을거라 예상됩니다. 한국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공급망 중에 하나일 뿐만 아니라 중국을 최전선에서 온몸으로 막아주는 GOP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국의 파이브 아이즈 참여는 아직 확정된 상황이 아닙니다. 이제 막 미국 하원을 통과한 상태이며, 2022년 5월까지 정보동맹을 확대할 경우, 어떠한 이익과 위험성이 있는지 분석한 자료를 의회에 제출하라는 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에, 다시 한번 심도깊은 논의가 이어질거라 예상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 2019년 12월에도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비슷한 내용의 안건을 트럼프 행정부에 제안했다가 검토 중인 상태에서 끝난 전력이 있으며, 일각에서는 중국과 가까운 한국이 과연 비밀유지를 하는데 최선을 다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실행까지는 쉽지 않은 절차를 거쳐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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