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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드라마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솔직후기 (+넷플릭스)

by 낭만쉼표 2022.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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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신작을 리뷰할 때는 최대한 감정을 안담으려 노력하는데,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보는 내내 정말 남다르게 재밌었다. (참고로 MBTI 성격유형에서 S를 가진 사진 사람들은 무조건 강추한다.) 극중 송하영 경사(김남길)는 자신이 직접 현장에서 발견하는 단서들을 바탕으로 범죄자의 심리를 추리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생활추리와 비슷한 궤를 가지고 있다.

 

즉, 넘사벽 과학적인 지식을 통해 추리하는게 아니라 범죄자가 특정행동을 하게 된 이유를 논리적으로 추론하기 때문에 굉장히 공감된다. 프로파일러(profiler)라 불리는 직업 자체는 드라마 '시그널'을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에 알려졌는데, 실제 국내 1호 범죄심리분석관으로 유명한 권일용 경정을 본떠 만든 캐릭터가 바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송하영 경사다. (참고로 경찰대 출신인 표창원 경위 역시 같은 1세대 프로파일러다. 표창원 경위는 권일용 경정이 국내 1호 프로파일러라는 것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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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원작은 지난 2018년에 출간된 고나무 작가와 권일용 교수가 공동집필한 동명의 르포(reportage) 에세이다. 권일용 교수가 범죄심리분석관으로서 현장을 누비고 다녔을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됐기 때문에 현실감이 굉장히 높다고 한다. (권일용 교수는 현재 드라마의 자문역을 맡고 있기도 하다.) 드라마 '시그널'과 분위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많이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 연출 자체는 상당히 다르다. 범죄자들의 심리를 훨씬 깊이있게 드려다 보고 있기 때문에, 한편의 재밌는 추리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정보

일단 무조건 송하영 경사를 이해해야 된다.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 자체가 범인을 꼭 잡고 말겠다는 송하영 경사의 의지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가 왜 이런 표정을 짓는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알아야 드라마를 정말 재밌게 즐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 송하영 경사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줄 안다. 표정에서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 탓에 뭔가 무미건조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감수성(感受性)이 뛰어나다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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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잘 공감한다. 6살 때 호수의 밑바닥에서 사체를 마주했을 땐 무섭다기보다는 연민을 느꼈다. 그리고 고통스러운 자신을 보며,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좀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후부터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알아채더라도 모르는 척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았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가 작동했던 것이다. (대신 뒤에서 은근슬쩍 챙긴다.)

 

송하영 경사 역을 맡은 김남길

 

그가 사건을 담당하면, 늘 당연하다는 듯이 가장 먼저 피해자의 가족들을 찾아간다. 딱히 수사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상심에 가득 차 있을 피해자들을 돌봐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동료들은 그를 내심 불편하게 느낀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틀리지 않지만, 뭔가 고리타분해 보인 것이다. 심지어 상사가 종결시켰던 사건을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유로 재수사하는 모습을 보면, 당연히 뒤통수치려고 저려나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송하영 경사는 그저 억울할 진짜 피해자들를 위해 동료들과 척을 지면서까지 재수사를 감행한다.

 

개인적으로 김남길 배우의 연기내공이 이제 정말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깨달았다. 사실 감정과잉으로 결연한 모습을 연기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하지만 차분하고 다소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송하영 경사가 상사의 권위에 맞서 의연하게 싸우는 모습은 연기하기 상당히 어려웠을 것 같은데, 굉장히 잘했다. 캐릭터 설정에 맞춰 표정연기를 최대한 담담하게 자제하는 대신 눈에서 다양한 감정을 표출했다.

 

박대웅 경감 역을 맡은 정만식

 

송하영 경사의 직속상사인 강력반장 박대웅 경감(정만식)은 1~2화에 걸쳐 등장하는데,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사건에 자꾸만 딴지를 거는 송하영 경사가 상당히 거슬린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송하영 경사가 요청한 지문조회를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 1~2화를 그야말로 씹어먹었을 정도의 존재감을 보였지만, 특별출연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출연이 기대되진 않는다. 대신 아직까지 출연하지 않은 배우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었다.

 

국영수 범죄행동분석팀장 역을 맡은 진선규

 

송하영 경사의 또 다른 상사인 국영수 감식계장(진선규)은 이 드라마에서 선구자와 같은 역할을 맡았다. 연쇄살인이라던가 사이코패스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1990년대에 범죄행동분석팀의 필요성을 알아챘고, 실제 발촉 되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한다. 이외에 백준식 형사과장(이대연)과 허길표 기수대장(김원해)의 케미가 나름 코믹해 드라마가 너무 무겁게만 흘러가는 것을 어느 정도 잡아준다. 다들 연기내공이 워낙 대단해서 그런지 거의 생활연기 수준이다.

 

참고로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스튜디오S(SBS의 자회사)가 제작했으며, 넷플릭스가 아닌 웨이브의 투자를 받아 총 12부작 방영을 계획하고 있다. (워낙에 고퀄리티라 그런지 넷플릭스에서 투자한 것으로 착각한 시청자들이 많은 것 같다. 토종 OTT업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웨이브는 SK스퀘어의 자회사이며, 현재 기업공개를 준비 중이다.) SBS와 웨이브에서 방영하고 있는데,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10:00에 시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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